어느 고등학교에서 주최하는 ‘진로의 날’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다. 필자와 함께 간 후배가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경찰공무원 임용시험 과목, 신체검사, 면접 등 절차를 소개하면서 자신이 경찰관이 된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관심이 없어 보이던 학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 후배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사연을 거짓없이 털어 놓았다. 그리고 경찰관이 되고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원하던 경찰관이 된 후,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등, 속마음을 아낌없이 전해 주었다. 필자도 그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아, 저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어수선한 분위기의 강당은 어느새 그 후배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고, 학생들은 강당을 떠나지 않았다. 한 선비가 강을 건너게 해주고 있는 사공에게 으스대며 물었다. “자네 글을 지을 줄 아는가?” “모릅니다” “그럼 세상사는 맛을 모르는 구먼. 그러면 공맹(孔孟)의 가르침은 아는가? “모릅니다.&rdq
어릴 적에 경찰하면 ‘도둑을 잡는 사람’이란 문구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찰하면 ‘112’라는 숫자가 제일 먼저 연상될 만큼 112신고는 국민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경찰의 또 다른 이름이 되어 있다.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 국민들과 경찰의 끊어질 수 없는 연결 고리인 112라는 숫자는 숫자 이상의 큰 의미이다. 현재 경찰은 위험에 처한 국민에게 단 1초라도 빨리 현장에 출동, 현장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신고 출동 패러다임을 국민·현장 중심으로 재편, 신고 처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한 112신고 총력대응체제를 구축, 안정적인 기초치안을 이끌 수 있도록 112신고 총력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고현장 최인접 출동요소를 파악 후 우선 출동 지령하고 출동요소에 대한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지령된 출동요소 외의 출동요소도 파악, 추가적인 공조 체제에 대비하고 있으며, 수십 년간 관행화되었던 관할주의를 버리는 국민·현장 중심의 출동 태세를 확립하고 있다. 더 나아가 112신고 접수 시스템의 기술적인 보완을…
핀란드에는 ‘공무원에게는 따듯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는 속담이 있다. 맥주는 차야 맛있고 샌드위치는 따듯해야 맛이 좋은 것이나 이러한 대접을 받으면 공무원의 윤리성이 위협을 받기 때문에 존재하는 말이다. 최근 대학생들을 주제로 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부정부패가 꼽혔다는 설문을 본 적이 있다. 장차 이 나라의 주축이 될 대학생들의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크게 지적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행정공개의 불투명성이다. 앞에서 언급한 핀란드는 1999년 헌법의 개정을 통해 ‘정부행정 공개’를 더욱 강화했다.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절차는 매우 간략하고 범위는 광범위하며 30일의 처리기한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투명한 공개와 행정서비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으니 국민들은 굳이 공무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없다. 우리도 유럽 각 국가의 사례를 표본으로 삼아 ‘정보공개법’을 만들었고 이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실용성은 아직 미비한 단계이다. 특히 정보공개에 대한 홍
1981년 유명 방송인이었던 존 월시의 아들 아담 월시가 미국 플로리다 시어스백화점에서 실종된 지 보름 만에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아가 발생한 경우 즉시 자체적으로 안내방송과 출입구를 통제하고 집중적으로 수색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월 29일부터 코드아담(실종예방지침)을 시행중이다. 코드아담이란 1981년 미국 실종사건의 아담월시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1만㎡ 이상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아동 발생 시 출입문을 통제하고 자체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수색하고, 미발견 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부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일들이 흔히 발생한다. 얼마 전 인근 대형마트 1층 지하 주차장에서 아버지가 잠시 다른 일을 보는 사이 아이가 사라져 버려 마트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채 약 1시간 30분가량을 아이를 찾으러 다니다가 경찰에 112신고를 하고 경찰이 출동, 뒤늦게 마트 측에 실종사실을 통보하고 코드아담을 발령·경찰과 직원이 함께 수색해 실종된 지 약 3시간 30분만에 6층…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피로를 느끼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주취폭력 사범을 응대하는 일이다. 만취상태에서 합리적인 이성적 판단능력을 상실한 주취자들은 주변 이웃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타인의 영업행위를 방해하기 마련이며 재물손괴, 폭행까지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상습적인 주취폭력은 주민의 체감치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다른 중대한 범죄의 예방과 신속한 대처에 투입되어야할 경찰력을 낭비케 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큰 문제다. 주취폭력에 대한 경찰력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편으로 경찰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개정 경범죄처벌법에 ‘관공서주취소란’ 조항을 신설하여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꾸준한 주폭(酒暴)척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망각의 늪에 빠진 우리의 불청객은 술값시비, 택시요금시비, 음주폭행, 관공서 난동행위 등으로 여전히 지구대를 빈번히 찾아오고 있다. 국민의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경찰력 행사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취자에 대한 경찰의 보호조치와 개입 권한을 보다 폭넓게 부여하는 주취자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포경찰서는 작년부터 주취
얼마 전, 경찰관이 술에 취한 사람(이하 주취자)을 귀가시키는 과정에서 주취자에게 떠밀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무집행 중인 경찰관을 숨지게 한 당사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변명으로 무참함을 숨기려 하고 있다. 그러한 주취자의 행태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할 말을 잃는다. 파출소를 찾아와 경찰관들에게 이유없이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걸고, 순찰차 앞을 가로막으며 집에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는 등 현장 출동을 가로막으며 정상적인 공무수행을 방해하는 주취자들의 행태는 그 도가 지나쳐 때로 위와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범죄예방과 범인검거, 위험에 처한 시민보호 등을 주된 임무로 하는 경찰활동이 주취자들의 행패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선량한 시민들의 일반적인 치안서비스 수급권을 침해하게 된다. 물론, 주취자도 경찰이 보호해야 할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범죄 피해자, 노인, 어린이 등 경찰의 보호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 주취자는 피해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무력화시키는 원망스런 존재일 뿐이다. 경찰에서는 이러한 치안력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게 신속히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제과점에서 인질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4년 전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결국 묻지마 범죄를 벌이게 된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묻지마 범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묻지마 범죄 중 82%가 정신질환자와 사회적 소외 계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원인으로는 정신질환 41%,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 32%, 현실불만 25%의 순이었다. 지구대, 파출소에서 근무하다보면 정신질환자와 관련된 112신고가 자주 접수된다. 이런 신고는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보건당국에서는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지자체별로 만드는 한편 정신건강의 날(4월 4일)마다 의료계, 교육계 등 여러 단체들을 모아 사회적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소말리아는 전체 인구 중 30%가 카트(Khat)라는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치료시설의 부족으로 국민들은 결국 미신에 의지하게 되었고 하이에나가 마약 중독자를 할퀴고 물게 되면 몸 안에 있는 악령이 나간다고 생각하여 정신질환자들을…
강연을 마치고 컴퓨터를 정리하는데, 한 어머님이 오셔서 “5분 정도만 시간을 내 주실 수 있겠느냐?”고 요청을 했습니다. 표정을 보니까 다급하신 것 같아서 “예, 그렇게 하지요” 하고 정리를 끝낸 다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은 중학교 1학년 딸을 두었습니다. 6학년 때도 아이들의 괴롭힘 때문에 힘이 들어서 학교를 옮기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다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답니다. 그 학교가 남녀공학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일진회라는 단체에 속한 남학생 2명이 자기를 계속 괴롭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딸에게 “전학을 가는 것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오고 가는 길이 지나치게 멀기 때문에 조금만 더 생각을 해 보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교복의 한 부분이 얼룩으로 표시가 날 정도로 크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전학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고려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제 문제처럼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지요. “학교에 가서 전후 사정을 소상히 이야기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
인간이 본능적으로 유희를 즐기는 동물이라 하지만, 그 유희가 돌연변이가 되어 부정의 쾌락을 낳으면서 온통 부정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에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고나면 오늘은 무슨 일이 터질까, 아니 또 다시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은 없겠지 하고 돌아보면 여지없이 또 이 나라를 흔들어놓는 일이 터지고 만다. 그 언제였던가. 정아, 정아, 정아를 못 잊겠다며 한 여인의 치맛자락을 놓지 못해 결국 그 치맛폭에 휘감겨 궁궐에서 쫓겨났던 고위관료 때문에 국민들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일이 있었다. 그러다 얼마 안 있어 궁궐의 주인이 다시 바뀌더니 이번엔 미국으로 황제를 보필하러 함께 떠났던 부뚜막의 신하가 또 다시 쾌락의 늪에 빠져 또 한 번 우리를 실망에 빠트려 할 말을 잃게 했었다. 추태를 일삼는 그들에게는 상실과 망신이라는 단어마저 잊은지 오래이다보니 자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그들에게는 덫이 그들만의 둥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들 스스로 이 시대 철학의 칠판에서 얻어낸 무리수는 이른 바, ‘불륜 스와핑’+쾌락의 모독 = NEW 쾌락의 DNA였다. 이것이 그들이 만들어낸 이 시대 신종 쾌락 방정식이란다. 그…
최근 우리경찰은 신속한 현장 출동을 위해서 선지령·선응답 체계를 구축하고, 관할·기능을 불문한 최단거리 교통, 형사, 112순찰차 등 거의 모든 출동요소를 신속하게 출동시켜 신고자의 절박한 심정을 위해 단 1초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자 총력대응하고 있다. 국민들이 자신이나 가족이 절박한 위험에 처했을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바로 112신고뿐이다. 그러기에 우리 경찰은 단 1초라도 빨리 현장에 출동해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수십년간 관행이었던 관할주의를 타파하고 선지령 선응답과 같이 가장 가까이 있는 경찰 출동요소가 우선 출동해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다가간다. 이처럼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힘든 신속한 출동을 위해 모든 기능의 경찰관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긴장하며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경찰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신속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112허위 신고 근절이 수반되어야 한다. 허위신고 접수 시 막대한 경찰력이 출동되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이 경찰의 도움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즉 112허위신고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절박한 국민에 대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허위신고 시 위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