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붓글씨 쓰기를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지 이제 반 십년이 된다. 그 중 지난 일년은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하였으니 겨우 입문 단계에 들어섰을 뿐이다. 그래도 나는 글씨 쓰는 것이 은근히 좋다. 왜 그럴까 하고 가끔 생각해 보게 되는데, 그럴 때면 으레 신월동 지하 서실에 다니던 처음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근대 학문 방법론에 익숙한 우리들은 대부분 ‘아는 만큼 보인다’고 누군가 그랬듯이 어떤 체계적인 앎의 틀이 제시될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그 문을 두드렸었다. 범위와 방법을 필두로 하여 각론을 전개하는 방식은 아니더라도 그 어떤 틀이 있겠거니 했던 것이다. 또 나의 경우는 서당식 한문 공부를 한 경험에다가 지나치던 동네 서실에서 본 열심히 베껴 쓰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래 무조건 집어넣는 수밖에 없어’라면서 바짝 마음을 다잡고 있던 터였다. 막상 선생님의 교수법은 너무 단순하여 허탈할 지경이었다. 줄긋기도 그렇게 보여주는 둥 마는 둥 하시고 마구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번은 간단한 강의. 글씨는 사람이라는 것. 사람의 일생이 그렇듯 시작과 끝이 중요하니 붓끝이 드러나지
허석주<인천중부서 경무과 경위> 도로를 운전하다보면 노란색 또는 태권도 그림이 있는 학원 차량을 쉽게 볼수 있다. 얼마전에는 앞서가던 학원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차로로 회전하며 오는 차량과 사고가 날뻔한 아찔한 순간을 보았다. 물론 차량내에는 어린아이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 얼마나 안전불감증인가… 매스컴을 통해 학원차량에 학원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는 것을 가끔 접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교통사고는 외근근무를 하는 직원들이라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사고이다. 운전자의 작은 주의만 있었어도 소중한 어린 생명을 지킬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통학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며 특히 지입제 차량의 경우는 아이들을 짐짝처럼 빨리 태우고 내리는 일에만 급급해 난폭운전이 심각하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경우에는 더욱 주위를 기울여 운행하여도 늘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여서 이처럼 난폭운전을 일삼는 경우 어느 부모가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현행법상 유치원 통학차량의 경우 지도교사가 어린이와 함께 탑승하도록 의무화…
오늘은 전국 56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 지역의 살림을 맡을 대리인을 뽑는 날인데 투표에 참석하지 않을 어떠한 명분과 이유가 없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하는 축제의 장인 동시에 민주시민에게 부여된 도의적·정치적 의무이다. 유권자들의 관심만이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으며 높은 투표율을 통하여 지역 주민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또다시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투표에 무관심하거나 불참하는 유권자에게도 재·보궐선거를 초래한 당사자들 다음으로 일정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학연·지연 등을 떠나 출마자들의 공약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것이 실현 가능한 일인지, 후보자에게 실천 의지가 있는 지 등등 나름대로의 기준을 갖고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거과정에서 공정한 페어플레이를 했는지, 공사생활에 도덕적으로 흠결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재선거는 당선무효, 보궐선거는 해당 자리가 궐위될 때 실시하는 2차적인 선거다. 당연히 그 비용이 추가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오늘 실시하는 재·보궐
노무현 정부가 중앙 공무원을 마구 늘리려 하고 있다. 23일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각 부처로부터 제출 받은 연도별 증원 요구를 취합·심사한 뒤 마련한 ‘2007~2011년 정부 인력운용계획’에 의하면 정부는 2011년까지 모두 5만1223명의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부는 정권 마지막해인 올해에만 일반직 6673명, 교원 6714명 증원에, 감원 1070명 등 모두 1만2317명의 공무원을 늘릴 방침이다. 이러한 계획은 이 정부가 임기 중 무려 6만여 명의 공무원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정부의 이 같은 공무원 증원 계획은 개혁을 표방해온 정부의 기본 이념에 맞지 않다. 무릇 개혁이란 잘못된 관행, 무사안일주의, 방만한 행정, 국민에 대한 군림적 자세 등을 척결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행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IT혁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격변의 시대에 전체적으로 공무원을 줄이고, 무능한 공무원을 솎아내는 것이 선진국의 일반적 추세다. 행정의 과학화, 능률화, 간소화를 전제로 할 때 능력이 모자한 공무원을 정리하는 것을 마다할 국민은 없다. 정부가 종래의 인력수급 계획만으로도 보다 수준이 높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위기론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경비 절감과 조직 개편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인원 감축, 사업축소 등으로 확대되지 않았지만 경제위기가 가시화 되면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고유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악조건에서 조직개편, 인력 재배치 등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 상장회사들의 영업이익 또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특히 지난해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비율)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6.6%로 떨어졌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협의회가 최근 거래소 상장법인 5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결산법인 2006사업연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671조8천150억 원으로 2005년보다 6.7%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8조8천713억 원으로 7.8%줄었다. 영업이익은 2005년 9.8%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악화됐다. 상장사들이 이러한 실적인데 상장사들의 그늘에서 성장하는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창 우
도내 7곳에서 실시된 열전 13일간의 ‘4.25 재·보선’ 선거전이 24일 막을 내렸다. 이번 재보선 선거과정을 지켜보면서 유권자는 물론 정치권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앞섰다. 각 정당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향방과 직결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에 나서 당대당 싸움으로 변질됐다. 지역일꾼을 뽑는 기초단체장 공천은 물론 선거까지 중앙당이 개입해 과열양상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다 일부 특정 대권후보들은 자신들의 지지기반 확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 안산 도의원 돈공천 파문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더했고, 선거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혼전양상이 거듭되자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가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열린우리당간 자존심 싸움으로 변모되면서 과열양상을 부추겼다. 유권자들의 태도도 문제다. 후보자들의 유세에 상당수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과 무관심 뿐이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누가 출마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다. 한 주민은 “무슨 선거를 하는 것이냐”며 “선거를 해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투표를)할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예수님은 〈마태복음〉 9장 10절부터 13절을 보면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선포하신다. 여기에는 죄인을 특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베어있다. 부처님도 〈화엄경〉에 대비(大悲)의 마음을 가지고, 중생들이 삼유(三有) 즉 색계, 욕계, 무색계를 윤회하여 온갖 고통 받음을 관찰하시며 그들을 널리 건지심에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비길 바 없는 분으로 기록돼 있다. 성현들과는 달리 역사상 모든 국가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가두는 교도소를 만들었다. 국가가 교도소를 범법자들에 대한 징벌의 도구로 이용하는 한 그곳은 수감자들에게 불만과 원성의 표적으로 새겨질 것이다. 역사상 모든 사회혁명의 주도자들이 거사하면서 교도소 문을 열어 죄수들을 풀어 기존질서를 타도하는 데 앞장세운 것은 그들의 사무친 원한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부산교도소의 참혹한 인권침해 사례를 진정사건으로 접수하고 직권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감자 K는 지난해 10월 20일과 21일 이틀간 오전 10시 수갑을 찬 상태로 끌려가 관구실에서 교도관 6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유유자적하는 시인처럼 마음 가는 대로, 붓 가는 대로… 거침이 없는 화가다. 마흔 다섯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버리고 홀홀단신 제주도로 낙향 무념무상을 맛보고 사형취형(捨形取形)의 세계가 그림 속에서 조화를 이뤘다. 기교를 넘어선… 순수·노련美의 하모니 “언제 이왈종 선생님 뵙게 제주도에 한번 가야죠.” “네 조만간에 가죠.” 두어 달 전부터 계속 그림을 촬영해 온 유 선생, 그리고 이제는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갖춘 조 선생 등과 그림이 좋아 컬렉션을 하던 중에 나눈 막연한 대화이다. 열대성 나무들이 풍족하게 자랄 수 있는 제주도에서 이왈종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바쁜 일상인지라 맘먹은 대로 쉬 되지 않고 날짜만 지나갔었는데 드디어 이루어지게 돼서 약간은 설레었다. ‘이왈종이 누구인가! 유유자적하는 시인처럼 마음 가는 대로 붓 가는대로 거리낌 없이 그리는 화가가 아닌가! 그림에 대한 관심의 유무를 막론하고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그림…….’ 나른함 속에 몸을 맡긴 비행기 안에서 내 머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