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건설국장 등 관계자들이 12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울 방문했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6~2030)’에 69개 경기도 건의사업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는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인하시켜달라는 건의도 포함됐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는 지난 2017년 6월 30일 개통되어 구리시 토평동과 포천시 신북면, 양주시 봉양동을 연결하는 총 연장 50.6km의 왕복 4~6차선 고속도로로 국토교통부가 관리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가 개통됨으로써 기존 1시간 30분이었던 서울에서 포천, 양주간의 이동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하지만 통행료가 비싸다. 남구리IC에서 신북IC까지 가면 도로공사 대비 1.15배나 되는 3600원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개통 당시 지역주민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경기도 북부 접경지역은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정부의 각종 규제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의 재산권 행사와 지역개발도 각종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통여건 또한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개통된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는 포천시
더 없이 무덥고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 몸이 움츠러든다. 따뜻한 집안과 가족이 더욱 소중하고, 그리워지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못한 것 없이 집으로 돌아가기가 겁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일하고서도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고통받는 근로자들과 그 가족이다. 약 24만 명, 1조 6950억 원. 올해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규모다. 우리 경기고용노동지청이 관할하는 수원·용인·화성에도 1만2500명의 근로자가 총 827억 원에 달하는 임금을 받지 못해 우리 지청의 문을 두드렸다. 경기 부진, 경영악화, 도산이나 폐업 등의 이유로 임금을 주기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임금체불을 가벼이 여기는 사업주의 안이한 인식에도 그 원인이 있다. 여력이 있는데도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적지않다는 사실을 보면 그렇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금품으로, 임금체불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고,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경기지청은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체불사업주에 대해서는 체포, 구속수사 등을 원칙으로 한층 강도 높게 대응하고 있다. 일용직
누구였더라?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이 낯설어서 한참 만지작거립니다. 명함이든 무엇이든 주고받았으니 저장되었을 게 분명한데, 떠오르는 얼굴이 없어서 답답할 밖에요. 죄송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해서, 몇 번을 속으로 불러 보다 삭제 버튼을 누르고 맙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늘 겪는 일입니다. 젊어서는 전화번호를 적은 조그만 수첩을 정리하였는데, 요즈음은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정리합니다. 굵은 볼펜으로 주욱 선을 그어 지우던 시절에서 슬쩍 삭제 버튼을 누르는 세상으로 변했지만, ‘정리한다’는 본래의 목적에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요즈음 나와 당신이 하는 정리는 방이나 책상을 정돈하는 것이 아닙니다. 쓸거나 털거나 닦아내는 게 아니고, 높낮이를 조절하거나 위치를 바꾸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정리는 묵은 생각을 지우고 고인 시간을 비우는 것입니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서 세상살이에 눌린 어깨를 쉬게 하는 겨울잠 같은 것이랄까요. 묵은 계절을 정리하는 건 사람 아닌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람은 계절의 온도에 따라 낯빛을 바꿉니다. 스치고 지날 때 얼굴을 할퀴는 손톱은 겨울바람의 전유물입니다. 봄도 여름도 가을조차도 겨울바람이 뿜어내는 작별의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미사일과 대인지뢰를 지원하면서 2년 9개월 넘게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급격히 격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바이든 행정부가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사거리 300㎞) 사용을 허가하자마자 19일 러시아 본토로 6발을 발사했다. ‘에이태큼스’ 발사는 전쟁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는 매우 예민한 문제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이태큼스의 영토 내 사용 허가’를 미국이 넘지 말아야 하는 ‘레드라인’으로 설정해 왔다. 여기에 더 해 미국은 국제조약으로 금지된 ‘대인지뢰’까지 우크라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인지뢰는 국제적으로 ‘대인지뢰 금지조약’에 따라 금지돼 있다. 미국은 이 조약에 서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인지뢰’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살상할 수 있는 반인도적 무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도 2022년 6월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WP는 이번 ‘대인지뢰’ 지원 조치가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푼 데 이어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레임덕 상태인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최근에 발표된 ‘2024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한국인이 반응한 행복 지수는 전 세계 143개국 중 52위로 중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체 행복 지수에 비해 노인의 행복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2023년 OECD가 발표한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 노인이 40.4퍼센트로 가장 높다. OECD에서 국가별 노인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래 우리나라는 계속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위 라트비아 25.4퍼센트에 비하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순자산의 약 80퍼센트를 60세 이상의 국민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50∽60퍼센트라고 한다. 이렇게 편중된 부(富)조차도 고령층 사이에서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어, 20∽30퍼센트의 노인들이 이 연령대에 축적된 부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미국 노인들은 전 연령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유한 편이지만 같은 연령대에서도 빈부격차가 여전히 큰 셈이다. 미국 노인빈곤율도 18퍼센트로 OECD 38개국 중에서는 5위에 해
지난 9월 초 연길에 갔을 때였다. 호텔의 북한식당에 들어서려는데, “한국사람 받지 않습네다”, ‘남한’도 ‘남조선’도 아닌 명확히 ‘한국’이라는 용어를 쓰며 차갑게 거절한다. 북한 접경지역에서 경험한 ‘남한과의 결별’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현지 중국동포에 따르면 10만 명 정도 되는 연변지역 북한 노동자들에게 이미 지침이 전달되었다고 한다. 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한반도에서 동족의식으로 상호절제에 의해 어렵게 유지되어온 잠정적 평화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이후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전환했다. 한미일 협력으로 압박이 강화되자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통일, 화해, 동족 개념을 지워나가고 있다. 그리고 남한이나 미국 대신 러시아와 손을 잡고 국가발전을 모색하는 중이다. 북한은 서로 상관하지 말자며 결별의 길을 가고, 남한은 강경책을 고수하며 일촉즉발의 대결상태가 계속된다. 글로벌 10위권,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유치하게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으로 북한과 싸우며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국민들은 전쟁위험에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남북한 모두에게 재앙이고, 가장 큰…
지난 3월 30일 GTX(Great Train eXpress: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가운데 수서~동탄 구간(34.9km)이 개통됐다. 6월 말엔 구성역이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다음 달엔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이 이어진다. GTX-A 노선은 총연장 83.1㎞로 운정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총 82.1km 구간(11개 역)을 잇는 노선이다. 운정중앙역∼삼성역은 민자 구간, 삼성역∼동탄역은 재정(정부예산) 구간이다. 재정사업과 민자사업으로 별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GTX는 기존 지하철보다 빠르다. 최고 속도가 시속 180km로 일반 철도 보다 2배 이상 빠르고 역 개수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면서 동탄에서 수서까지 19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출근시간대에는 평균 17분 간격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이 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이동편의가 크게 좋아졌다. GTX는 특히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더 먼 지역에 조성된 화성 동탄과 파주 운정 주민들을 위해 GTX 최초 노선인 A선을 이곳으로 정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자 화성
돌림자처럼 ‘농’자 든 세 낱말, 농단 농간 농락 등은 비슷해 보인다. 같은 뜻으로 아는 이도 있겠다. 그러나 이 말들은 각각 다른 단어다. ‘시대언어’인가? 박근혜 정권 말기처럼, 요즘 큰 유행인 ‘국정농단’의 농단(壟斷) 말이다.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이란 뜻이다. 사전에는 이런 풀이도 있다.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하는 것. 시장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 이익을 독점하였다는 데서 온 말’이란다. 농간(弄奸)은 ‘속이거나 남의 일을 그르치게 하려는 간사한 꾀’ 즉 사기다. ‘손으로 만지며 논다’는 농(롱)과 ‘간사하다’의 간의 합체다. 희롱 우롱의 弄이 핵심 의미다. 농락(籠絡)은 ‘새장과 고삐’라는 뜻, 남을 교묘한 꾀로 휘어잡아 제 마음대로 놀리거나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시쳇말로 ‘가지고 논다’는 말이다. 대충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말들은 아니다. 한자(漢字)도 다 다르다. 계통이 같거나 비슷한 말로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그러나 공공(公共)의 도리나 개인 간의 이해(利害) 등 여러 세상사에서 품격이 현저히 떨어지는, 악질 또는 저질적 행실인 것이 셋의 공통점이다. 언론 등 현장에서의 단어의 용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