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장 후에 장르드라마가 활성화 됐다. 지상파가 독점할 땐 최대수의 시청자를 끌고가야 하니 가족드라마는 물론 미니시리즈도 시청자층이 두터운 로맨스가 대세였다. 미디어가 개인화되고 OTT의 등장과 함께 철저히 개인시청시대가 되면서 장르 드라마가 가능해졌고 이어 시청자층도 두터워졌다. 좀비물(킹덤),크리처물(스위트홈)도 가능한 환경이다. K콘텐츠는 메시지의 글로벌 스피커가 되었다. 기생충은 자본주의 시회의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제기다. 더글로리, DP는 학폭, 군대폭력 등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특히 더글로리가 제기한 학폭 문제는 세계 각국에서 이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못살던 시절에는 국책 드라마가 있었다. 1974년 “꽃피는 팔도강산”은 우리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알리고 국민적 참여를 유도하였다. 7-80년대 반공드라마로 “113수사본부”,”추적”이 있었다. 6.25 25주년 기념드라마인 “전우”도 3년간 방송된 인기드라마였다. 이제 정부가 드라마 방향성을 통제하던 그런 시절은 지났다. “전원일기”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1086회 방송된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한국기네스북에 올랐다. 농촌드라마의 효시다.…
지난 여름, 일본 오사카에 갔다. 인천공항 출입 땐, 우리의 과학기술 덕택에 빠르게 통과했다. 고품질 서비스를 피부로 느꼈다. 간사이공항 출입 땐, 입국과 출국에 각각 두세 시간은 걸렸다. 일본은 아날로그 나라에 불과하다는 ‘국뽕’에 취했다. 잠시였다. 오사카 맛 집을 순회하면서 ‘부심’은 일그러졌다. 작은 식당, 큰 식당이든, 입장대기에서 주문에 이르기까지 첨단 IT기술이 활용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테이블 오더기가 일본에선 거의 모든 식당에 설치됐다. 인간의 편안한 생활은 정신영역을 차치하면, 과학기술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과학기술의 주도 없인 국민 생활의 발전과 도약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디지털 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우리는 어느 지점에 서있는가. 자만하고 있지 않은가. 수능 1등부터 차례대로 전국의 의대(의치한약수) 지원 후, 서울대 공대를 간다는 세태. 우리에게 발전적인 미래가 있기는 한 걸까? 이런 와중에 정부는 R&D 예산을 삭감했다. 지난 17일부터 3일 간은 ‘정부24’ 행정전산망이 셧다운 되기도 했다. 정책과 행정은 화이트아웃(시야, 방향감각 상실) 상황이다. R&D
지난 20일 ‘2023년 경기도형 납품대금 연동제 우수기업 시상식’이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긴키테크코리아㈜ 등 적극적으로 연동제에 참여한 우수기업 15곳에게 도지사 표창이 수여됐다. 납품대금 연동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겐 마케팅·시제품 제작·경영컨설팅 등을 위한 판로지원비를 최대 3000만 원까지 지급하는 한편, 중소기업육성자금과 기업지원사업 신청 시 최대가점부여,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혜택도 제공한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제도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원재료 가격이 폭등해도 가격 변동 분을 납품대금에 제대로 반영 받지 못했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오래 전부터 납품대금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청해 왔지만 정부는 이들의 호소를 외면했다. 2022년에야 비로소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추진여건이 마련됐고 그해 12월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리고 지난달 4일부터 납품대금 연동제가 시행됐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함께 분담하는 상생의 거래문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 중소기업
감 참 좋아한다. 특히 홍시(紅柿). 조계사 경내에 있는 까페 ‘나무’의 홍시 쥬스, 일품이다. 지인들과 거기 앉아 한 잔 씩 하면, 소통도 참 잘 된다. 그 높은 값의 평화, 늘 홍시가 가져다준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지난 주 젊은이들에게 '맹자'를 강의했다. 스물 다섯 살 복학생의 그 뜨거웠던 여름방학, 선풍기도 없는 강의실에서 공부했던 맹자원전 강독의 감동은 30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다. 그 감동, 앞으로 30년 또한 변함없이 이어지길 빈다. 스물 다섯 전후의 젊은이들과 함께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아버지’ 맹자(孟子)를 읽고 토론한 후, 몇 마디 보탰다. "하늘높이 달려 있는 저 홍시가 仁이다." 따지 않고, 까치의 밥으로 놓아둔 조상들의 그 인자한 가슴은 눈물겹다. 언제나 뭉클하다. 철학적이다. 이 무한 우주의 운행 안에서 그 보다 더한 어진 마음 어디서 또 접한단 말인가. '대지(大地)'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故 펄 벅 여사가 방한하여 경주에 갔었다. 천년 古都 여기저기를 돌아댕기다가 높이 달려 있는 홍시를 보고서는 “따기 힘들어서 그냥 둔 거냐?”고 물었다 한다. 1960년이었다. 당시 수행했던 젊은 기자(故 이규태 선생)가 “겨울을 나는
시흥시가 올해 치러진 경기도의 각종 ‘자연 재난 종합평가’에서 유일하게 3관왕을 달성하면서 재난안전관리 우수기관임을 입증해 화제다. 자연 재난을 포함해 모든 재난에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초단체에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한다면 국민 안전은 훨씬 더 향상될 것이다. 시흥시의 모범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은 본받을 만한 모델로서 그 핵심 요소를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시흥시는 경기도가 올해 실시한 ‘폭염 대응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도비 3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겨울철(2022~2023년) 대설 종합평가에서도 3위를 달성, 도비 1억 원을 확보하며 선제적 재난 대응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평가한 ‘2023 재난관리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사업비 8400만 원 확보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경기도 폭염 대응 종합평가’는 상황관리 및 대응 체계 구축, 3대 취약 분야 집중관리 대책 마련, 무더위쉼터 운영현황, 폭염 저감 시설 설치 및 관리상태 등 폭염 대응 역량을 반영해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흥시는 지난여름 취약계층에 선풍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가짜뉴스를 규제한다는 명목을 앞세워 인터넷 언론 심의를 강행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하는 토론회가 지난 11월15일 열렸다. 방심위가 인터넷 언론 보도에 대해 심의 권한이 있는지,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현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에 접수된 보도 가운데 뉴스타파의 녹취록 보도에 적용한 심의 규정이 적합한지, 그리고 이 내용을 인용한 방송 보도에 대한 과징금 결정이 정당한가를 함께 모여 따져보고 질문을 제기해 보자는 자리였다. 방심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 보도하거나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보도한 KBS, MBC, JTBC, YTN에 총 1억4천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방심위가 내릴 수 있는 법정 제재 중에 최고 수위의 중징계 결정이었다. 주요 방송사들이 한꺼번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2008년 방심위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음날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이 공식 입장문을 냈다. 공영방송과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뉴스전문채널이 뉴스타파의 녹취록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보를 유통했으므로 범죄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는 내용이었다. 방심위가
달력에는 내일이 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고, 겨울 다음은 봄이다. 그래서 산다. 오늘이 아니어도 내일이 있으니까. 어쩌면 희망이라는 것도 거기서 싹이 틀 것이다. 오늘과 내일의 아스라한 틈에서. 끝이 시작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경계에서. 지고 있는 선수가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맬 수 있음도 그래서다. 아직 후반전이 남았으니까. 다시 따라잡을 기회가 남았으니까. 다시 달릴 수 있고, 다시 꿈꿀 수 있고, 다시 도전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경기장에 있는 그 ‘다시’가 우리네 삶에는 없다. 사람이라 이름 붙여진 동물에게 ‘다시’란 없다. 언어와 국적에 상관없이 죽었다가 다시 사는 사람은 우리가 사는 별 어디에도 없다. 늘 아쉬운 것도 그래서겠지. 한 번뿐인 청춘이라서. 아쉽다고 해서 다시 살아볼 수 없는 게 삶이라서. 돌아볼수록 아쉬운 것투성이다. 나의 지난날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풀림 보다는 막힘과 엉킴과 틀어짐이 많았다. 그것이 ‘살아내는 재미’라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살아내는 재미’가 두렵기 시작하더라는 고백은 해야겠다. 그래서일까. 열 번 막히고 스무 번 엉키고 서른 번 틀어지더라도, 한 번쯤 술술 풀어졌으면 좋겠다. 막힌 골목 끝에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수원의 전세 사기 피해 규모는 지난 10일 기준 550건에 약 800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은행권의 안일한 대출 행태’ 문제를 제기한다. 은행들이 위험성을 알면서도 ‘쪼개기 대출(공동 담보대출)’을 무분별하게 해주는 대출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깡통전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은행이 특히 법인에 대해서 느슨하게 대출을 허가해주는 풍토를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피해자들은 임대인이 부동산 법인을 통해 손쉽게 대출을 받아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고, 전세대출 또한 은행의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진행돼 피해를 키웠다며 관련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원 전세 사기’ 피의자인 정씨 일가의 경우, 지난 2020년 5월부터 여러 개의 부동산 법인을 설립, 자본이 부족했음에도 대출금에 의존해 임대사업을 확대해 왔다. 정씨 일가가 세운 법인 중 하나는 전체 자산총계 대비 자본금의 비율이 1.9%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은 98.1%에 달했다. 부채가 자본금의 50배에 달해 사실상 ‘빚’으로 거래를 해온 셈이다. 피해자들은 은행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법인이 안전하다고
미국에서 울려 퍼지는 K-팝, 일본을 가득 채운 K-영화, 유럽인이 찾는 K-드라마 촬영지. 전 세계 휩쓴 한류 열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진다. 외국인들이 찾는 한국은 대체 어떤 곳일까? 한류란 한국에 관한 것들이 한국 외의 나라에서 인기 있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로,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로 번지며 나타났다. 처음 아시아에서 드라마를 통해 일어난 물결은 중동, 중남미, 동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휩쓸고 북아메리카, 서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빠르게 흐르며 작은 나라의 기적을 펼치는 중이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한류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을 넘어 패션, 화장품, 음식, 언어, 기술, 무술, 산업까지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 장소를 기반으로 문화, 음식, 쇼핑을 포함하는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관광공사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한류 성지순례’로 정하고, 여행사 대상 공모전을 통해 한류 대표코스 여행상품을 선정하는 등 한류와 여행을 접목하고 있다. ‘BTS 발자취만 5일 동안 함께하기’, ‘K-드라마와 함께하는 코리아 클라쓰’ 등의 한류 대표코스 여행상품은 한류에 푹 빠진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선다. 한국을 방문한…
모처럼 종교와 평화를 주제로 하여 일본을 방문 중이다. 각자의 배경 속에 평화를 위한 여러 사회 현상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과거와 달리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주변과 사회를 살피다 보니, 도시의 외견은 40여 년 전 도쿄 대학에 재학하던 시절에 비하여 조금 더 현대식 건물의 등장과 함께 복잡해진 지하철망을 제외하고는 그리 큰 변화는 모르겠다. 이런 점은 과거 생활하던 보스턴이나 필라델피아를 모처럼 방문했을 때 느끼는 바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확연히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 분위기다. 과거 공공연하게 말하기 부끄러운 생각이 다양한 포장을 거쳐 사회 전반에 등장하고 있다. 서양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취지로 던진 대동아공영권의 아시아주의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을 포장했던 말이다. 이제 그 대동아공영권이 다양한 용어로 포장되어 부활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일본 우익의 주장과 태도가 그대로 국내 극우 집단의 논리가 되어 철저하게 국내에 자리 잡는 데에 있다. 그것은 놀랄 정도로 닮은 기시다 정권과 윤석열 정부 모습에서 나타난다. 급락하는 지지율 속에 서민들의 삶이나 국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감세 정책 등이 버젓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