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출세하라는 말은 남을 다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 늙으면 뻔뻔해진다. 꼰대가 되지 말아라. 자기 자식들한테도 갑질하는 게 돈 가진 아버지 하는 짓 아니에요? 기회만 있으면 마음대로 횡포하는 걸 예사롭게 하는 아주 비문명적인 야만적 사태죠. 1등 해라, 1등 해라 하다 보면 그 꼴 됩니다. 그렇게 길들여온 거예요. 독재같이 하여 지배하기 쉽게 하려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하기 위해서 길들여놓은 거니까.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그때그때의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죠. 그게 독재가 만들어낸 사고방식이죠.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세대, 나이 드신 분과 젊은 세대. 토론은 있어야 하고 건강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하지만 혐오는 아니다. 학교(學校)는 배우는 데지 가르치는 데가 아닙니다. 배우게끔 하는 거고 배우고 싶게끔 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뭘 배우고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쟁부터 가르치고 있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본(本) 하나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동여도(東輿圖)의 요소를 품은 대동여지도’라고 뜻을 더한다. 설렐 만한 일이다. 여(輿)와 여지(輿地)라는 말이 눈에 띈다. 지도(地圖)는 땅의 여러 사물을 그린 그림이다. 에두르지 않는, 보편적 이름이다. 동양학에는 비유적인 이름이 또 있었다. 輿地다. 輿는, 車를 보듬은, 수레(車·거 또는 차)의 다른 이름이다. 동여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처럼 옛 지도나 지리지(地理志)에 약방의 감초 격(格)이다. 지도는 원래 암각화(岩刻畵)나 갑골문의 (그림)문자처럼 인간이 제 생각을 표시하는 도구적 이미지다. ‘그림’의 하나이며 이런 그림은 나중에 문자(상형문자)로도 진화한다. 輿는 바퀴 달린 마차 그림인 車보다 상징적인 그림이다. 바탕글자인 舁(여)는 ‘마주 (힘 합쳐) 든다’는 뜻이다. 輿地(여지)의 뜻은 그 상징의 바탕에서 짐작하자. ‘세상을 (모두) 실은 수레’라고 푼다. 수레는, 마차처럼 움직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여론(輿論·public opinion)의 輿이기도 하다. 세상(사람들)의 뜻(마음) 실은 마차, 이 또한 한 곳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을 들을 수 있는 (귀를
-할매요, 강아지 사셨네요? -하도 적적해서 똥개 두 마리 키울라고. -한 마리구만요? -집에 한 마리 더 있어. -본래 개 안 키우셨잖아요? -영감탱이. -아이고, 할아버지를 똥개라고 하시면... ㅋㅋㅋㅋ -두 마리 다 내가 밥 안 차리주만 안 먹고 굶응께.
난 사실 블랙핑크가 어떤 친구들인지, 그들의 노래가 어떤 경향성을 지니는지 잘 모른다. 근데 아마도 그건, 내 나이 대의 사람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그냥 BTS급의 세계적 인기를 지니고 있는 팝 그룹쯤으로만 알고 있으며 국내만큼, 아니 국내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는 것을 바람풍으로 들은 정도일 것이다. 레이디 가가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레이디 가가가 브래들리 쿠퍼와 나온 2018년 영화 ‘스타 이즈 본’보다는 바브라스트라이잰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나왔던 1976년 영화 ‘스타 탄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블랙 핑크와 레이기 가가는 뮤지션들이다. 이쪽 방면의 아티스트들은, 영화인들보다 더, 대통령이 됐든 대통령 할아버지가 됐든, 아무리 그들이 부탁한다 한들 자기가 싫으면 안 하는 성향의 인물들이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블랙 핑크는 그 좋다는, 아니 단박에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는 UN공연도 마다했다고 한다. 그들의 스타성은 실로 하늘을 찌른다. 오랜 기간 이쪽 업계를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한미 정상회담에 블랙 핑크 – 레이디 가가 공연이 ‘주요 의제’처럼 됐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지금의…
우리가 정치를 접하는 것은 미디어를 통해서다.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대통령, 국회의원의 메시지가 정치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미디어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당의 대변인을 통한 메시지를 주로 전달한다. 1994년 성수대교가 붕괴되어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였으나 못내 억울함에 부실기업을 떠맡은 기분이라 말했다. 당시 민주당 박지원 대변인은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이 책임져야 하나”라고 비판하였다. 한 줄의 논평이 정확하게 폐부를 찔러 상황이 정리되었다. 2000년 총선 패배로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후 이인제가 JP를 향해 “서산에 지는 해”라 비난하자 JP는 “지기 전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겠다”라고 답했다. 날 선 비판에 대한 멋진 화답이다. 정치논평 중 생활언어로 정착한 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내로남불, 정치 9단, 총체적 난국을 들 수 있다. 헌정사상최장수(4년 3개월) 대변인을 지낸 박희태 전국회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Naeronambul은 뉴욕타임스 2021년 4월 한국정치 뉴스에 영어단어로 표기되었다. 1996년 국회본회의장에서 한 말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면서 생활언어로 정착
뉴스가치의 요소들 기자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취재하고 뉴스화한다. 그렇다고 세상만사 모든 일이 뉴스가 되지는 않는다. 기자의 눈에 뉴스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은 뉴스가 되지만 어떤 일들은 전혀 보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뉴스화 결정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뉴스가치론(news value)’이다. 대중들이 알 만한 가치가 있고 또 기자가 알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어떤 일이 뉴스로 알려지는 데에는 공중과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해당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거나 관련된 인물이 유명하며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뉴스화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뉴스가치’에는 영향성, 저명성, 희귀성, 인간적 흥미 등의 요소가 있다. 그러니까 뉴스에는 이런 뉴스가치 요소가 최소한 하나는 있는 것이다. 최근 유명 쇼핑호스트가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홈쇼핑방송을 진행하면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생방송 중에 비속어를 사용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보도에는 어떤 뉴스가치적 요소가 있는 것인가. 쇼핑호스트의 공인성(公人性) 우선 영향성이다. 쇼호스트라고도 불리는 쇼핑호스트는 홈쇼핑방송에 출
1.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티브이와 잡지와 온라인에서 네온사인처럼 번쩍이는 메시지들. 그 현란한 세 치 혀에 설득되어 필요도 없는 물건에 돈을 쓸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취급을 받아도 싸기는 하다. 멀쩡히 잘 사용하던 기존제품에 싫증을 느끼게 만들고 새 물건을 구입하도록 부추기는 일종의 요물이니까. 밤을 낮 삼아 아이디어 짜내는 광고인들이 이런 평가를 들으면 억울할지 모른다. 하지만 광고사에 아로새겨진 업보가 분명하다. 특히 2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차처럼 질주하던 19세기 중엽 이후가 그랬다. 미국과 유럽의 광고산업 규모가 커지고 광고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부작용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허위와 과장을 써서라도 물건만 팔고 보자는 판매지상주의가 도를 넘은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이 광고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을 불러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1850년대 미국 대중신문은 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광고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이런 재정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신문발행인들에게조차 일종의 ‘필요악(必要惡)’ 취급을 받았다. 광고의 이러한 처지는 순수 예술과 명백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음악,…
2022년 11월 30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이날 공개된 인공지능 채팅로봇인 쳇지피티는 바로 인간의 일상과 인간관계,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등극했다. 출시된 지 단 두 달 만에 쳇지피티의 월 사용자수 1억을 돌파했다. 쳇지피티가 가장 먼저 판을 뒤흔들어놓고 있는 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마지막 영역으로 여겼던 예술분야다. 화가와 음악가들은 경악하고 있다. 이미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의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쳇지피티를 개발한 오픈AI가 내놓은 ‘달리2’와 미드저니AI연구소가 내놓은 ‘미드저니’에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고흐 화풍으로 그려줘’라고 요구하면 30초만에 그려준다. 음악AI에 ‘연인을 잃은 사람을 위한 슬픈 발라드풍 노래를 만들어 줘’라고 요구하면 그럴듯한 가사까지 붙인 노래를 작곡해준다. 당혹스럽기는 언어를 다루는 문예창작학과의 강의실도 다르지 않다. 학생들은 쳇지피티라는 이 낯선 경쟁자가 어디까지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지 짐작하지 못한다. 교수들은 당장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의 어디서 얼마까지를 쳇지피티가 써준 것인지 알기 어렵다. 문학이 직면한 당혹스러움은 쳇지피티가…
사회주의적 도시는 계획된 도시이다. 국가는 도시를 계획하고 건설하면서 사회주의적 이념을 공간에 투영한다. 사회주의적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중심에 광장이 있고 기념비나 동상, 문화시설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주의 도시와 반대로 사회주의적 도시는 금융시설이나 소비를 위한 쇼핑센터보다는 문화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주의적 도시 설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식민시기 최초의 기업도시를 만들었던 흥남은 일본인들이 이주하여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건설되었다. 고급시설을 갖춘 일본인 거주지는 구역으로 나뉘어 등급에 따라 거주했다. 이를 ‘흔히 보는 도시의 모양과 다른 소련식 신흥도시였다’고 기록한다. “흥남은 2년도 안 되는 사이 흥남부(府)로 되고 인구 약 18만 명의 함남도 제1의 대도시로 되었다. 일본인 인구는 조선 전체에서 제3위이고 물동량은 하루 1만 톤에 이르렀다. 쇼와(昭和)초기부터 동양 제일의 화학공장이 생겨난 것은 대 수력 발전에 의해 풍부하고 싼 전력이 개발된 것과 더불어 일본 질소 노구치(野口)사장의 강렬한 의욕과 젊은 기술진의 총결집 나아가 개발을 지원하는 자금원이 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공장의 부대설비로는 스스로
탐욕과 망상과 사치와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지혜의 원천이다. 만일 네가 진심으로 정욕을 극복하고자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때로 정욕에 지배당할 때가 있더라도 너에게는 정욕을 이겨낼 힘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마부가 단번에 말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고삐를 내던지지 않고 계속 잡아당기면 말은 언젠가는 서게 되어 있다. 정욕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싸움터에서 백만 군대에 이기는 자보다 위대한 승리자이다. 모든 타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훨씬 낫다. 타인과의 싸움은 언젠가는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영원한 승리자로 남을 것이다. (법구경) 남을 자기 자신처럼 존경하고, 자기 자신을 이기며,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야 말로 인애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높은 가르침은 없다. (공자) 젊은이여! 유흥이나 사치 등의 온갖 욕망의 만족을 멀리하라. 설사 온갖 욕망을 완전히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아니더라도,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커지는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관능의 향락을 절제하고 미룸으로써, 네 즐거움은 더욱더 풍성해진다. 즐거움이 수중에 있다는 의식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