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길을 /이경림 걷습니다 제 속에 온갖 소리들을 가두어두고 돌들은 하늘을 보거나 모로 눕거나 혹은 엎어져 있습니다 별처럼 젖어 있습니다 낮은 바람으로 엎드려 그 소리 들어봅니다 바람소리 들립니다 물결소리 들립니다 그 물결 한 산맥을 넘는 소리 조그만 물 속 세상이 물소리로 가득합니다 - 이경림 ‘시절 하나 온다, 잡아 먹자’ / 창작과 비평 가깝다고 느껴지던 것들이 어느새 저만치 멀어지고, 멀어진 것들이 “엎어져”스스로를 가둘 때, 다시 그 자리에 들어차는 것들이 있다. 물처럼 흘러 다니는 희희낙락과 친화력을 발휘하는 물결이 머물거나 건너뛰거나 가로막는다. 끝과 시작이 같은 속도와 흐름으로. “하늘을 보거나” “모로” 누워서 각자의 사이를 흐르는 은유의 세계는 “물소리”로 가득하다. 한 산맥을 넘기까지 “바람소리”가 “물결소리”를 들을 때까지 현실은 남루한 모습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공회전 하고 있다./권오영 시인…
용인시가 인터넷 등 일부 언론들의 횡포에 맞서 자구책을 마련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적절한 대응이어서 적극 환영한다. 그동안 시를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은 보도자료가 없으면 기사를 쓰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그런 기자일수록 공무원들에게 위압적이거나 심지어 육두문자까지 사용했다. 정론을 추구하는 기자들의 명예도 함께 훼손됐다. 급기야 취재무능력을 스스로 고백하는 광고관련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정보공개 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은 기자님(?)도 있다. 이들은 여러 명분을 들어 정당성을 외치지만 속내는 광고다. 지급여부와 액수 타령, ‘누구는 주고 나는 왜 안주느냐’는 식의 막무가내까지 다양했다. 여기저기 ‘적반하장(賊反荷杖)’에 ‘주객전도(主客顚倒)’였다. ‘빌려준 돈 내놓으라는 식’의 생떼를 부렸다. 시가 빚쟁이냐는 항변이 속출했다. 몰상식한 행위들을 시는 오래 참았다. 그러다 이번에 뽑은 칼이 ‘용인시 광고시행 등에 관한 조례’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조례에 합당한 언론에만 광고비 등을 집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소위 말하는 ‘기레기들’의 숨통을 쥐겠다는 강한 무기다. 기레기들의 취약점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수원시 매교동 일대 재개발지역의 도로변 전선 선로 지중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식이 열렸다. 매교동 일대 4개 재개발조합(113-6구역, 115-6구역, 115-8(팔달8)구역, 115-9(팔달10)이 선로를 지중화하는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를 부담하고, 수원시는 이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4개 재개발사업은 오는 2023년에 완료되는데 모두 1만2000여 세대가 입주한다. 또 하나의 작은 신도시가 생기는 것이다. 광명시도 지난해 9월 19일 한국전력 광명지사를 비롯한 6개 통신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광명동 원도심 거리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신주 지중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수정·중원 원도심의 13.6㎞에 달하는 공중선을 지중화한 성남시는 올해 수정구 탄리로와 중원구 둔촌대로 3구간의 전선을 지중화했다. 전선이나 송전탑 지중화 문제로 인한 갈등도 발생한 바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안성시민과 한전 간의 갈등이었다. 안성시민들은 2014년부터 5년 동안 서안성~고덕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라고 요구했다. 한전과 삼성전자가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전력을 안성에서 끌어오려
약방에 감초가 없으면 약을 처방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감초 하나로 보면 별것 아닌 약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약의 효능과 전체 구성에서 보면 뺄래야 뺄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나라에서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 ‘약방의 감초’와도 같이 현대산업사회의 성장가치 창출을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더하며 긴 세월을 국가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쯤 되면 우리가 대한민국의 예술인으로 살고 있거나 혹은 살아온 것에 대해 충분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 또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한 국가나 지방정부의 가치체계를 규정짓는 척도는 예술문화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진국의 척도가 경제지표(1인당 GNP) 외에 그 구성원의 삶의 질을 대변하는 문화라는 이름으로 평가하는 것 또한 이에 다름 아니다. 이는 경제적 독립뿐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의 동반완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외국과 중산층의 개념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그것은 경제적 관점으로 규정짓는 데 반해 유럽과 미국은 페어플레이정신 및 예술문화를 즐길 줄 아는 예술
균형 잡힌 관점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매우 어렵다. 인간이 행동을 하기 전에 올바른 관점을 갖지 못한다면 인간의 행동은 의미가 없거나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균형 잡힌 관점과 열린 사고는 인간 행동의 기준이며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개인은 나름대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 관점은 소중한 경험들이 쌓여 자신만의 관점과 세계를 형성하고 있고 고착화되면서 특징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균형을 잃을 수 있고 자신만의 틀 속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즉 이러한 균형 접힌 관점과 닫힌 사고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타인과의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곤한다. “균형 잡힌 관점”과 “균형 접힌 관점”은 글자 하나만 다르지만 내용면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자신의 동공에 투영되어진 것만을 믿고 본래 온전한 모습의 일부만을 받아들여 해석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일한 것에 대해 개인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관점의 차이를 갖으며 균형이 없는 사고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의 관점이 균형이 없는 닫힌 사고라고 할 수 없지만 모
1960∼70년대 암 진단을 받고 나서 5년 후까지 살아있으면 완치라고 보았다. 반면 5년이 지나기 전에 사망했다면 치료 실패라고 했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5년 생존율’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암 환자에 대한 통계를 얘기할 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정부 역시 ‘완치율’ 대신 ‘5년 생존율’로 통계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엊그제 ‘암’에 대한 반가운 통계를 발표했다. 암 사전검진과 치료기술 발달로 우리나라 암환자의 ‘생존률’이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2~2016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일반인과 비교해 5년간 생존할 확률은 70.6%로 2001~2005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 54%보다 1.3배 증가했다. 특히 국가암검진사업 대상인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2012~2016년 생존율은 우리나라가 70.6%로 미국(69.2%), 캐나다(60%), 일본(62.1%)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암종별 생존율은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3.9%), 유방암(92.7%) 순으로 높았고 간암(34.3%), 폐암(27.6%), 췌장암(11%)의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암종별 생존율은 100%에
“정말 오랜만이지? 우리 밥 한 번 먹자.” 참으로 오랜만에 전화로 들어보는 친구의 음성은 상기된 듯 낭창거리고 있었다. 어린 날의 추억을 함께 품은 친구였기에 소식 뜸한 동안에도 한 번도 잊은 적 없었다. 그렇게 한 삼십 분을 떠들다 전화를 끊은 친구가 열흘이 지난 오늘 ‘평택역’이란다. 정말 한 이십 년 만에 밥 한 번 먹게 되는 것이다. 미리 도착한 커피숍, 키 낮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아기자기한 조명등 사이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 날, 청송에서 포항에서 부모를 떠나 공부를 하러 온 객지. 나는 혼자였지만 친구는 오빠내외와 조카들까지 함께 살고 있어서 오순도순 잘 지냈다. 나는 늘 왁자한 그 친구 집에 자주 놀러가곤 했다. 아마도 그 때마다 고향에 두고 온 남매들이, 어머니 아버지가 간절히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시누이의 친구까지 드나들었으니 친구의 올케가 오죽 귀찮았을까 싶어 새삼 얼굴이 붉어지긴 하지만 그 때는 참 눈치도 없이 해맑게 드나들었던 것 같다. 계산 없이 정을 줄줄만 알았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학교를 며칠씩이나 빠졌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오빠 내외가 받는 전화가 어려워…
부부로 사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까? 만약 부부의 삶이 행복을 보장한다면 모든 사람이 그 삶을 선택할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부부의 삶을 선택하고 있지만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부의 삶이 혼자의 삶보다 더 힘들고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이유다. 소우주(小宇宙, microcosm). 동양과 서양, 철학과 과학 등 과거부터 인간을 소우주라 표현한다. 여러 가지 의미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인간을 우주와 비교할 정도로 완전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것에 의해 완전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태어나는 순간부터 완전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배우자가 있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행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미 갖고 있다. 혼자가 둘이 되든 둘이었다가 다시 혼자가 되든 우리의 완전함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나의 행복은 나의 책임이다.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배우자의 책임이 아니다. 이것을 잊는 순간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져 힘들어진다. 부부의 삶에서 행복을 기대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특히 ‘확인’과 ‘인정’은 나에게 주어진…
몸짓 /박원희 버스를 탔는데 앞에 두 사람이 수화(手話)를 한다 유창한 말의 몸짓 버스는 달리고 버스는 시끄럽고 소통할 수 없는 언어들로 가득한 혼돈의 세상 속 침묵으로 일관된 몸짓 말 잘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저 몸짓으로 세상의 말을 짓는 침묵의 언어 이미 세상에 없어진 말들을 불러 모아 몸짓으로 남아야 할 것들을 써야지 온몸으로 써야지 하는 저 소리들 - 박원희 시집 ‘몸짓’ 소통이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인간이 인간의 입장에서만 볼 때,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소통일 것이다. 그러나 소통을 위해 떠들어대는 이런 저런 시끄러운 소리들이 오히려 불통을 부채질하는 것도 같다. 지금은 막말이든 품위가 있는 말이든, 말 잘하는 것이 때로는 장애가 되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만이 어깨에 힘을 주는 세상. 침묵의 언어는 무시될 대로 무시되는 세상. 가벼운 입술로만이 아닌,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온몸으로’ 진정을 다해 말할 줄 아는 이는 누구인가. ‘아니면 말고’만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온몸으로’ 글을 쓸 줄 아는 이는 누구인
인천시 新육아정책 로드맵 수립 인천시가 공공산후조리원이 갖춰진 ‘혁신육아복합센터’를 건립하고, 공공육아카페인 ‘아이사랑꿈터’도 문을 여는 등 엄마·아빠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보육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민선7기 들어 국가의 무상보육 실현을 위한 보육체계 개편에 발맞춰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보육도시 건설’을 목표로, 변화된 시민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인식과 가족문화, 육아정책의 패러다임을 분석해 ‘인천시 육아정책 로드맵’을 새롭게 수립하고 다양한 보육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0년을 인천 보육의 혁신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보육 활성화 정책을 실현해 부모와 아이·보육분야 종사자 등 시민들의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평구 소재 구(舊)경찰학교 부지에 전국 최초의 혁신육아복합센터 건립 ▲인천형 혁신육아정책의 핵심인 공동돌봄 형식의 아이사랑꿈터사업 본격추진 ▲어린이집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회계시스템 도입 ▲국공립·공공형·인천형어린이집의 대폭 확충 ▲장애아보육어린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