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청소년들에게 11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수능’, 과연 수능은 고3 청소년들만 치러야하는 홍역인가? 11월 14일. 이 날은 올해 19세를 맞은 청소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새로운 출발의 관문에 도전하는 날이자, 시험으로부터의 자유를 만끽하는 날이다. 그러다 보니 이날을 기점으로 청소년들이 탈선과 범죄유혹에 빠져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마치 성인이 됐다는 착각에 시작하는 음주, 흡연 등 비행에서부터, 갑자기 늘어난 개인 시간을 즐기고자 시작하는 사이버 도박 등은 생각보다 청소년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담배나 술을 사거나 술집에 출입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한다면 형법 제230조 공문서부정행사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으며, 자신의 신분증 숫자를 긁어내고 스티커를 붙여 사용한다면 이는 형법 제225조 공문서위조변조죄에 해당,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개인 은행 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불법 사이버 도박 또한 큰 돈을 쉽게 벌수 있다는 착각에 청소년들이 쉽게 빠질 수 있지만 이는…
최근 산후도우미가 25일 된 신생아를 학대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이며, 훈계를 빙자해 학대가 되고 무관심 속에 방치가 되는 현실 속에서 부모들의 인식개선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 문제를 조명하고 아동을 상습적인 학대나 폭행에서 보호할 수 있는 예방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국제 인도주의 기구인 WWSF(여성세계정상기금)가 2000년에 처음 제정하였다.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2012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 범국민적으로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11월 19일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법적으로 명시하였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군포경찰서에서는, 만 3세 아동들의 소재 및 안전 여부에 대한 관계부처의 합동 점검 관련하여 수
“미래는 순간순간 달라지니까 먼저 고민하는 것보다 지금을 열심히 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에서 주인공 도라에몽의 대사이다. 도라에몽은 원래 노란색 고양이 로봇이었다. 하지만 쥐가 귀를 갉아 먹어버렸고 그 충격으로 파란색이 되었다. 그 후 쥐만 보면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트라우마로 인해 쥐를 무서워하는 고양이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많은 부부가 이와 같은 트라우마로 인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져 힘들어한다. 일반적으로 트라우마라고 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떠올린다. 과거 부부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이슈는 현재 부부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는 부부 관계에 상처와 고통을 남긴다. 그리고 부부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트라우마가 있다. 바로 발달적 트라우마 장애(DTD-Developmental Trauma Disorder)가 그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부부 사이에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사건의 경험을 통해 발생하는 트라우마이다. 과거에 있었던 배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이맘때면 지금도 올드팬들에게 인기 높은 노래가 있다. 음유가수로 불리는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이다. 팬플룻 연주와 환상적인 보컬 하모니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매력을 더해 주는 아름다운 곡이다. 음악에서 표현되는 선율이 세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 흠뻑 느끼게 해 발표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사랑 받고 있다. 어제는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 찬비가 내렸다. 때 마침 기상청은 한파 주의보를 발령했다. 계절이 본격 겨울로 진입하다는 신호 같아 마음마저 한기를 느낀다. “이제 한번만 더 늦 가을비가 오면 겨울이겠지” 하는 선한 기대도 슬그머니 사라져 서글픔이 남고.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시공간(時空間)을 생각하며 불현 듯 법정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책속의 소욕지족 소병소뇌(少欲知足 少病少惱)란 글이 떠오른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으니/가난한들 무슨 손해가 있으며/죽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니/부유한들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덜 갖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덜 갖고도 얼마든지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
단풍이 짙게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11월의 어느 날, 수원·광주·대구 시민 700여 명과 국방부를 찾았다. 수원·광주·대구 시민연합 군공항 이전 촉구 궐기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사실 국방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3월, 수원화성군공항 이전 건의 후 후속절차인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에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을 때에도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촉구를 위해 국방부를 찾은 적이 있다. 그 후로도 몇 번을 더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우리의 요구 조건은 단 하나였다. 군 공항 이전 사업이라는 국가사무의 주체로서 국방부의 역할을 다 해 조속히 절차를 이행해달라는 것이다. 우스갯 소리로 ‘국방부의 시계는 간다’는 말이 있다. 국방부의 시계에도 예외가 있는 것 같다. 수원화성군공항 이전 사무 추진부서의 시곗바늘은 2017년에 멈춰있다. 2017년 2월, 수원화성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 일대가 선정된 이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군공항 이전법에 따르면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이후에는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전후보지를 결정하게 되어있다. 국방부장관을…
느릿느릿 /손종수 옥상에서 문득, 내려다본 골목길 바삐 걷던 할아버지 걸음 멈추시고 뒤돌아본다 이런, 너무 빨랐나? 저만치서 종종걸음 숨 가쁘던 할머니, 곁으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손잡고 나란히 느릿느릿 걷는다 지켜보던 눈도 입술도 저절로 느릿느릿 보드라운 곡선 그린다 - 시집 ‘엄마 반가사유상’ / 2019 시인은 옥상으로 올라간다. 밖으로 난 녹슨 철제 계단을 한발 한발 딛는데, 발밑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선명하다. 그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자신의 앞으로 자욱하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문득 골목길을 내려다보는데, 한 할아버지가 바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고 있다. 할아버지는 한참을 저만치서 종종걸음으로 걸어오는 할머니가 곁으로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윽고 할머니가 다가오자 “손잡고 나란히 느릿느릿 걷”기 시작한다. 서로 기대어 사는 것이 삶이라고 웅변하는 저 풍경의 소슬함이 눈물겨운데, “지켜보던 눈도 입술도 저절로 / 느릿느릿 보드라운 곡선 그”리는 골목길이 갑자기 환해진다./박성현 시인…
겨울맞이 대청소를 하기로 한 날. 거실 곳곳에 흩어진 책들을 집어 책꽂이에 꽂았다. 책상 위 필기도구도 제 자리에 꽂고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몇날 며칠씩 잠식해 오던 거실 먼지들이 한 순간 휩쓸려 들어가고 제법 집안 꼴을 한 공간마다의 바닥이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현관 앞 지그재그로 널브러진 신발의 짝들을 찾고 묵은 계절의 신발을 정리하기로 했다. 한 계절 닫혀있었던 신발장 문을 열어젖히자 와르르 쏟아져 나오는 신발마다의 추억들. 가장 먼저 눈에 띈 미색 트레킹화. 스물다섯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올랐던 백두산. 고구려의 정기를 듬뿍 받아오겠다며 떠났던 그 일정에서 우리는 안중근 열사의 뜨거운 애국심과 지금은 우리 땅이 아니라는 안타까움으로 얼룩덜룩해진 자존심을 안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비 오는 와중에 올랐던 오녀산성의 질퍽거리던 진흙의 흔적이 그대로 신발에 남아 추억을 퍼내어주다니. 지난 시간은 그렇게 현재의 흔적에서 문득 문득 나타나기도 한다. 맨 아래 칸, 빨간 등산화가 눈에 들어왔다. ‘아, 태백산 눈꽃?’ 눈이 참 많았던 그 해 겨울, 속절없이 내리는 눈을 감당할 수 없어 달려간 곳이 태백산. 복잡한 생각 없이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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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30만 다문화가구가 살고 있다. 가족 구성원 수는 96만명에 이른다. 거기에 결혼했지만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 이주 노동자, 국내 체류 해외국적동포 등을 모두 합치면 205만 5천명의 외국인이 국내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행안부 2018 외국인주민현황) 5천100만 국민 중 4%가 외국인인 셈이다. 20년 뒤인 2040년 다문화 가정 비율이 20%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선진국과 다름없이 인종과 문화가 융합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단일민족·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의 전유물이 아닐 정도로 현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순혈주의에 빠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외국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은 이주여성과 다문화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나 또래 차별이 큰 나라로 소문 나 있다. 그중 학생들이 받는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다문화 학생 10만9천387명 중 1천278명이 편견과 따돌림, 폭력 등으로 학교를 그만뒀다는 교육부 보고서도 있다. 다문화 학생들의 비율은 점점 늘어 작년 기준 12만명에 달한다. 보
민박 /송재학 툇마루의 놋요강에 오줌발을 내린다 막 개칠을 시작하는 소나기는 미닫이부터 적신다 비안개의 아가미조차 숨겨왔던 새벽이다 추녀의 숫자만큼 뒹구는 빗방울 느린 시간의 뒤에 좀벌레처럼 머무는 빗방울 머위잎을 기어이 구부리는 빗망울 빨랫줄의 참새가 방금 몸살을 터는 중이다 자주달개비 혀에 보랏빛이 번지는 중이다 질펀해질 마당이 막 소란해지는 중이다 자세히 보니 모두 알몸이어라 -송재학 시집 ‘슬프다 풀 끗혜 이슬’ / 문학과지성사·2019 송재학 시인의 시 ‘민박’에는 ‘나그네의 잠자리’라는 ‘민박’(民泊)의 통상적 의미와 함께 ‘애가 타도록 걱정스럽다’는 ‘민박’(憫迫)의 동음이의(同音異義)의 서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비오는 날 낯설은 민박집 지붕과 창가와 문틈으로 스며드는 빗소리와 함께 나그네 인생들의 젖은 삶의 무게들을 노래하는 듯하다. 빗방울은 ‘느린 시간 뒤에’ 머물러 머위잎마저 구부리고 질펀해질 마당을 소란케하는 나그네의 젖어드는 풍경의 주어(主語)다. 민박같은 생애 어느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