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한테 추석하면 악몽이죠. 63빌딩을 3번 오갈 정도로 걸어요.” 29일 오전 광주의 한 택배 서브 터미널. 택배기사를 하면서 10번째 추석을 맞는 베테랑 김진삼(45)씨의 하루를 동행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택배기사들은 휠소터(자동화 설비)에서 분류 작업이 한창이었다. 서브 터미널 소속 배송차량 23대 중 1~2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차량이 들어서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곳 터미널의 배송 물량은 40%가량 늘었다. 이 곳 터미널을 비롯한 A택배업체 모든 터미널에는 추석을 앞두고 매일 1100만 개 택배 물량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기사들은 과거 관행적으로 1시간 가량 분류작업을 해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늘어난 물량과 추석 대목이 겹쳐 6~7시간이 넘는 일이 다반사다. 김씨는 기자와 인사조차 나눌 틈도 없이 분류작업을 시작했다. 분류작업 말고도 하루 평균 500~600개의 택배를 배송해야 한다. 택배차량 앞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량으로 가득했다. 정부가 약속한 ‘분류작업 도우미’는 이날도 없었다. 지난 21일 정부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의 협의에 따라 추석 성수기에만 9900여 명의 인력을 각 서브 터미널으로 투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나는 배달 물량 폭증으로 택배·집배 등 배달운송 노동자의 업무가 점차 과중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기본부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코로나19로 폭증하는 물량에 배달 운송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달 14일 ‘택배 없는 날’이 시행된 뒤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량 폭주와 오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 증가에 배달운송 노동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이들은 “화물운송 노동자의 과로사 대책을 비롯해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 산재 보상 등 근본척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 등 택배회사들은 수백억의 흑자를 남기면서도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을 노동자에게 그대로 떠 넘겨 왔다”며 “2020년에는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휴게시설 확충, 지연배송 사유로 택배기사에게 불이익 금지, 권고안에 대한 이행 점검과 택배 서비스 평가 반영 등 권고안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택배회사들의 전 사업장에 추가적인 분류작업 인력을 충원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