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전시] 수집으로 독립을 외치던 '오세창'을 조명하다
붓으로 독립을 외치던 시대, 위창 오세창의 수집은 하나의 조용한 저항이었다. 그의 기록이 남긴 여정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박물관에서 다시 펼쳐진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달 27일부터 광복 80주년 특별전 3부작 ‘오세창: 무궁화의 땅에서’를 전시하고 있다. 앞선 1·2부작이 김가진과 여운형을 통해 20세기 정치·사회를 조명했다면, 이번 전시는 독립을 문화적 관점에서 다시 보는 자리다. 전시는 ‘위창의 정신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위창 오세창의 이름이 새겨진 ‘독립선언서’가 놓여있다. 그는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서 선언문의 교정을 맡았고, 전승과 보존에도 힘썼다. 직접적 투쟁 대신 문화·예술을 통해 독립의 길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방식이 전시 시작부터 드러난다. 오세창의 사유는 오경석에서 이어졌다. 역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남긴 개화사상, 학문, 옛 글씨와 전각 연구에 깊게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지적 유산은 그의 예술적 기반이 됐고, 자연스럽게 옛 글씨 탐구로 이어졌다. 금속문과 전각을 연구하며 도장의 형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묶은 저술들은 상형문자를 떠올리게 하는 조형 연구의 깊이를 보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