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2 (화)

  • 구름조금동두천 3.0℃
  • 구름많음강릉 8.0℃
  • 맑음서울 2.9℃
  • 구름조금대전 6.8℃
  • 구름조금대구 8.9℃
  • 맑음울산 9.5℃
  • 구름조금광주 9.5℃
  • 맑음부산 13.5℃
  • 맑음고창 7.5℃
  • 구름조금제주 11.9℃
  • 구름조금강화 1.1℃
  • 구름조금보은 6.5℃
  • 맑음금산 6.6℃
  • 구름많음강진군 9.9℃
  • 맑음경주시 9.9℃
  • 맑음거제 10.1℃
기상청 제공

[오늘의 전시] 수집으로 독립을 외치던 '오세창'을 조명하다

광복 80주년 특별전 3부작 '오세창: 무궁화의 땅에서'
내년 3월 26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1실에서 개최

 

붓으로 독립을 외치던 시대, 위창 오세창의 수집은 하나의 조용한 저항이었다. 그의 기록이 남긴 여정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박물관에서 다시 펼쳐진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달 27일부터 광복 80주년 특별전 3부작 ‘오세창: 무궁화의 땅에서’를 전시하고 있다. 

 

앞선 1·2부작이 김가진과 여운형을 통해 20세기 정치·사회를 조명했다면, 이번 전시는 독립을 문화적 관점에서 다시 보는 자리다. 

 

전시는 ‘위창의 정신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위창 오세창의 이름이 새겨진 ‘독립선언서’가 놓여있다. 그는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서 선언문의 교정을 맡았고, 전승과 보존에도 힘썼다. 

 

직접적 투쟁 대신 문화·예술을 통해 독립의 길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방식이 전시 시작부터 드러난다.

 

오세창의 사유는 오경석에서 이어졌다. 역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남긴 개화사상, 학문, 옛 글씨와 전각 연구에 깊게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지적 유산은 그의 예술적 기반이 됐고, 자연스럽게 옛 글씨 탐구로 이어졌다. 금속문과 전각을 연구하며 도장의 형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묶은 저술들은 상형문자를 떠올리게 하는 조형 연구의 깊이를 보여준다.

 

 

또 그가 엮은 ‘근묵’, ‘근역서휘’, ‘근역화휘’, ‘근역석묵’은 집요한 수집과 정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록이다. 

 

제목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근’은 끝이 없는 꽃 무궁화를 뜻하고, ‘근역’은 무궁화의 땅을 의미한다. 오세창이 우리 문화의 역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랐던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전시장 한편의 ‘보화각’ 현판은 오세창과 간송 전형필이 맺은 긴밀한 인연을 보여준다. 간송은 작품 감식을 위해 오세창을 찾아 협업했고, 두 사람은 여러 수집 여정을 함께하며 컬렉션을 쌓아갔다. 그 과정에서 간송 컬렉션 곳곳에 오세창의 안목이 자연스럽게 배어들었다.

 

 

아울러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전시된다. 김정희가 남긴 추상 글을 오세창이 다시 기록해 서첩으로 엮은 작품으로, 현존 원본의 존재 여부가 학계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전시 후기에서는 위창이 전서·예서의 형태로 남긴 글을 통해 오세창의 서체 세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선이 그린 ‘백운동도’를 한때 소장했던 오세창은 이를 김가진에게 전했고, 김가진이 작품을 다시 돌려준 뒤 남긴 감사 편지가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아울러 일곱 문인이 한 작품에 글과 그림을 더하고, 마지막에 오세창이 제목을 써 넣어 완성된 ‘칠가묵묘’도 함께 선보인다. 

 

이러한 기록들은 오세창이 동시대 예술인들과 긴밀히 교류하며 문예 활동을 이어왔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자리한다.

 

 

문화·예술의 역사를 지키며 독립의 의미를 확장해온 오세창의 기록 정신은 내년 3월 8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1실에서 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