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나는 그동안 누구의 인생과 함께 살았다는 건가요
일본에서 가장 잘 우는 여배우는 안도 사쿠라이다. 그녀는 감정만 살짝 잡아도 눈물을 줄줄 흘리는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영화 ‘한 남자’에서도 첫 장면부터 안도 사쿠라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영화 ‘한 남자’는 그렇게 시작한다. 일본의 미야자키(큐슈 내의 지역으로 일본 본토인 혼슈에서 꽤 떨어진 곳이다. 오키나와 다음으로 일본 최남단 지역으로 꼽힌다)에서 세이 분도(誠文堂) 문구점이라는 조그만 가게를 하며 살아가는 타케모토 리에(안도 사쿠라)는 비가 오는 날 가게에서 눈물을 흘리며 홀로 울고 있다가 한 남자 손님을 맞는다. 나중에 타니구치 다이스케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이 남자(쿠보다 미사타카)는 훗날 리에의 일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된다. 리에는 유토란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유토 밑으로 료란 이름의 아들이 하나 더 있었으나 2살 때 뇌종양으로 죽었다. 둘째가 죽는 과정에서 남편과 이혼했다. 그녀는 죽은 아이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허전하다. 그래서 종종 혼자 운다. 슬픔에 젖어 사는 리에의 빈 공간을 약간은 과거가 수상해 보이는 남자 다이스케가 스며 들어온다. 그는 주변 벌목 회사에 일하는 노동자이다. 벌목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