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만세 부른 것 후회 없어요”…독립운동 이끈 수원의 기생 ‘향화’
오는 3월 1일 삼일절을 앞두고 관객들을 찾은 ‘향화’는 기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았지만 그 누구보다 대한독립을 위해 앞장 선 김향화이자 김순이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경기아트센터가 2021년 레퍼토리 시즌 첫 작품으로 창작가무극 ‘향화’를 선보였다. 경기아트센터와 서울예술단이 공동제작한 ‘향화’는 1919년 수원지역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여성독립운동가 ‘김향화 열사’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일 찾은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는 오랜만에 문화나들이에 나선 관객들의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 QR코드 명부 작성 후 들어선 공연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세 자리씩 띄어앉기로 운영됐다. 막이 오르고 매일신보 퇴역 기자는 오랜 수소문 끝에 마침내 김향화로 살아간 김순이를 찾아내 취재하며, 지난 세월을 거슬러 우리가 기억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밝혀낸다. 1897년 경성에서 태어나 수원으로 시집을 가게 된 김순이는 “엄마가 ‘순이야’하고 부르면, 동생이 ‘언니야’하고 부르면 행복했죠”라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며 애절함을 더한다. 아버지 김인영이 사망하고, 열여덟 나이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김순이는 천변길을 걷다 수원 권번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