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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함께한 46년 … 말과 은퇴는 없다”

KRA 최고령 박덕준 조교사

“말과 경마는 내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한 분야에 종사했지만 한순간도 후회해본 적은 없습니다.”

얼굴에 여드름이 숭숭 돋은 새파란 나이에 경마세계에 입문한 후 46년 간 한눈팔지 않고 오직 한길을 달려온 박덕준(63) 조교사.

백발은 성성하나 건강미 넘치는 구릿빛 피부에 차분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는 어조는 이제 1년 2개월 후면 은퇴할 노장의 모습이라곤 믿겨지지 않는다.

볼품없는 재래종 조랑말 경마시대부터 국민적 레저산업을 자리한 오늘까지 그는 경마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었다.

박 조교사가 경마와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18세였던 지난 1961년.

뚝섬경마공원 시절로 마주였던 아버지를 따라 취미삼아 탔던 말이 평생직업의 반려자가 되었다.

“관람석이 목조일 정도로 시설이 열악했고 경마팬도 적어 현 매출액이 비교도 되지 않았지요. 다같이 힘든 시절이었지만 겨울철 3개월이면 휴장해 먹고 살기가 막막했던 게 생각납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지나간 과거는 추억이 되듯 어려움 속에서도 14년간의 기수생활은 한국경마를 개척했다는 보람은 남다르다고 했다.

허리디스크 수술과 늘어나는 체중을 감당 못해 조교사로 전역했지만 자신감보다는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란 우려가 앞섰다.

85~87년 3년 내리 40승 이상을 거둔 실적은 그 자신을 비롯한 주위의 기우를 말끔히 씻고 명실상부한 최고 조교사 반열에 우뚝 서게 했다.

또 90년대 중반 3~4년 간 한국마사회장배, AJC트로피, 그랑프리 우승 등 매해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금도 신화로 전해져오고 있다.

그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한때 소속마의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조교 정지 처분을 받는 아픔을 겪었지만 4년 후 대상경주우승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말의 습성에 맞춰 조교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선행형은 초반 게이트 스타트 향상을 위해 순발력 강화 훈련을 하고 추입형은 종반 지치지 않는 체력 근력 운동을 시키는 식이다.

이는 느긋한 그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지만 아내보다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경주마에 대한 또 다른 애정표현이다.

“말을 빼놓은 내 인생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은퇴 후 설계도 “마주나 말 육성사업으로 경마세계와 끈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경마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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