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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브랜드 한자 보면 성공 보인다

“중국에서 한자(漢字) 브랜드 조심해서 쓰세요.” 안산에서 제조업을 하고 있는 A기업은 지난해 가을 중국 곤명 진출의 꿈을 이루었다. 아직도 중국은 인권비가 싸기 때문에 A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A기업은 중국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지만 먼저 자리를 잡은 한국의 중소기업 사장이 귀뜸해줬다. 한국에서 쓰던 한자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는 좋은 의미로 쓰이는 한자들이 중국에서는 나쁘게 또는 비속어로 쓰이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한자 브랜드를 중국에서 그대로 쓰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가 뜻하지 않게 부정적인 의미나 어감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무역협회가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우리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쓰는 한자 기업명이나 상표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는 중국인들에게 더욱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 중문식 브랜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주요기업들은 중국식 브랜드를 도입해 현지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으나 우리 대중(對中) 수출 상위 50대 기업 가운데 한자명을 쓰는 16개 업체의 81%에 달하는 13개 업체가 한국식 한자명을 중국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인해 한국식 한자명은 중국에서는 전혀 다른 뜻이나 어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동양(東洋)’이라는 말은 중국에서는 일본을 비하해 부르는 말로, 반일감정이 심한 중국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은 중국 진출 초기에 사용했던 브랜드 ‘東洋’ 대신 오리온과 발음도 비슷하고 ‘좋은 친구’라는 긍정적 뜻을 지닌 ‘하오리여우(好麗友)’라는 브랜드를 채택했다.

미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풍년의 노래’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발음도 비슷한 ‘구꺼(谷歌)’로 브랜드명을 정했다가 “촌스럽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나 고급차의 대명사 일본 렉서스의 중국 브랜드 ‘레이커싸스(雷克薩斯)’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죽을 사(死)’를 연성시켜 중국인들에게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 것도 ‘東洋’과 비슷한 사례라고 무협은 설명했다.

중문 브랜드 네이밍은 ▲원 브랜드의 뜻이나 제품의 본질과 의미를 살린 의역(意譯) ▲브랜드의 음을 최대한 살리는 음역(音譯) ▲의역과 음역의 혼합 ▲원 브랜드와는 관계없는 새로운 의미의 부여나 이미지 반영 등 다양한 기법이 있으며 한문이나 영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무협은 분류했다.

무협의 조사결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50대 기업 가운데는 ‘음역’ 브랜드를 채택한 업체가 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의역’ 28%, ‘의역+음역’ 20% 순이었으나 우리나라는 ‘원브랜드 사용’이 56%로 절반 이상이어서 중국 실정에 맞는 새 브랜드 채택에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협 국제무역원의 김희영 연구원은 “중국에서 브랜드를 정할 때는 현지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어감까지 고려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지인을 통해 확인 작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중문 브랜드를 정할 때 참고해야 할 지침으로 ▲중국 문화의 이해를 우선하라 ▲뜻·소리·이미지를 함께 고려한 고도화 기법을 활용하라 ▲품목에 어울리는 한자와 이미지를 활용하라 ▲국내에서 쓰던 한자명을 중국시장에서 고집하지 말라 ▲중국에서 금기시하는 단어와 이미지 사용에 유의하라 ▲중국시장에서 이미 강하게 인식된 브랜드는 개명하지 말라 ▲중국 현지인의 확인 작업을 반드시 거쳐라 등 7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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