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이후 줄곧 반공 노선을 지켜온 한나라당이 대북관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북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부시 미국 행정부마저 북한과 수교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시대가 변하면 정당도 변하는 것이다. 요즘 국민들에게 비치는 한나라당의 변화는 환영할 일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대북 정책 패러다임의 재검토를 위해 테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였던 정형근 최고위원을 총책임자로 임명하고 실무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최근 한 방송에 출연,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가 착실히 이행된다면 남북 정상 회담도 무방하다. 그러나 떠나가는 대통령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대통령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말한 바가 있다. 이밖에도 여러 의원들이 변화하는 한반도 상황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창당 정신으로 보면 수구꼴통당은 아니다. 정강정책에는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소극적·방어적인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호혜적 상호공존 원칙에 입각한 유연하고 적극적인 통일정책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역동적인 통일한반도 시대를 열어간다”라고 돼 있다. 그런데도 그 동안 당 지도부의 목소리는 아주 달랐다. 6.15남북 공동선언을 인정하려들지 않았고, 걸핏하면 북한에 ‘퍼주기’를 한다고 김대중, 노무현 양 정부를 공격해댔다. 그러니 북한 쪽도 한나라당을 적대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한나라당의 권력은 당권을 행사하는 지도부와 유력한 대선후보군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어떠한 유력 대선후보도 대북정책의 변화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이 북한 눈치 보기에 바쁜 것 같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그의 현실 인식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북한이 미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자위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정상화의 길을 찾고 있는 것은 남측의 입장에서 보자면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수정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이 기회에 국가보안법의 개정 또는 대체입법 같은 반공시대의 청산작업에도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