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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FTA 별 신경 안쓴다

대부분 대기업 하청생산 “납품량 맞추면 그 뿐”
무역協 “문의전화 드물어… 분야별 해설 필요”

“제조업이야 어차피 이익이 생길 듯한데 굳이 나서서 연구하진 않죠.”

용인시 처인구 소재 대안화학(주) 박지훈 과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관심이 없다.

대미 수출물량이 소량인데다 S대기업에 납품하면서 간접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42명의 직원이 PE FILM(포장재), AIR BACK 등을 생산해 S대기업에 납품하면서 연 1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FTA 체결 내용을 연구할 여유는 없다”며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요청하는 물량에 충실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 소재 성지테크와 안산시 단원구 소재 에스아이티(주)도 비슷한 실정이다.

전자제품에 도료를 하는 성지테크 김용한 대표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소기업으로 내수물품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FTA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수출도 하지 않는 데 왜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자동차,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에스아이티(주) 우종인 사원도 “FTA 체결 이후 납품 물량이 늘거나 줄지는 않았다”며 “1차 수출기업이 아닌 2·3차 하청업체는 납품 물량에 따라 생산량을 맞추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미 FTA 체결로 1조7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시장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도내 중소기업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만약의 경우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과는 사뭇 다른 평가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하청에 의해 생산이 이뤄지고 생산된 제품이 대기업을 통해 수출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에서 지난 4일 발표한 ‘한·미 FTA 분야별 최종 협상 결과’에 따르면 상품에 대해 100% 관세철폐, 90% 이상 조기철폐로 양국간 시장접근이 높아지고, 대미 수출주력품목의 시장 점유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중소기업청 등은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중소기업 부문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자금융자와 컨설팅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자금과 기술력이 앞선 미국산 제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아 밀물처럼 들어올 경우 경쟁력이 취약한 내수기업은 구조조정 기로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고, 실직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소기업들의 자구책은 한·미 FTA에 대한 적응력보다는 자체 생산라인을 내실화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다.

휠 얼라이먼트 등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안양시 동안구 소재 A기업 대표는 “FTA체결에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다”며 “제품생산만 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 FTA 관련 지원대책보다는 수출기업에게 필요한 지침서와 같은 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도내 무역전문가들도 FTA 체결 이후 기업들의 관련 문의가 없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은희 한국무역협회 과장은 “회원사들이 FTA 체결 이후 그와 관련한 문의가 없다”며 “중소기업의 이런 무관심은 FTA 체결내용이 워낙 방대한데다 어렵기 때문에 정부 해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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