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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서울의 삶 정체성 찾는 여정

인터뷰-김미월 소설가

소설집 ‘서울동굴…’ 출간
등단 ‘정원에…’ 연장선 作
소풍·유통기한 등 9편 수록


 

사람들에게 서울에 대한 느낌은 어떤 것일까. 소설가 김승옥은 ‘서울, 1964년 겨울’을 통해 고독과 상처를 이야기했고, 그 이후 많은 작가들도 서울의 쓸쓸함을 오롯이 남긴 바 있지 않은가.

 

소설가 김미월(30)씨가 최근 첫 소설집 ‘서울동굴가이드(문학과 지성사)’를 출간했다. 김씨의 소설도 서울의 고독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동굴가이드’는 잠시 고시원에서 지내면서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 썼다. 방을 얻기까지 두 달 정도 살았는데, 이런 데는 사람들이 오래 못살 것 같았다.”

 

힘들었던 기억이다. 1평도 채 되지 않는 0.77평의 공간. 그는 그곳에 머물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서울에 대한 느낌은 고시원까지 확장된다.

 

“고시원에서 조용히 있다 보니 내가 누구일까, 라는 고민이 생겼다. 사람들은 인생의 길을 찾아가는 일에 답답함을 느끼는데 가이드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잠시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시절에 김씨는 옆 방의 작은 소리들이 소음처럼 들려 긴장하고 지냈다. 그 시절의 경험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마치 동굴을 연상시킨다.

 

“203호는 2층 복도 맨 끝에 있다. 창이 없는 복도는 대낮에도 어두침침하다. 현관에서 방까지 가는 십여 초 동안, 나는 종종 인적 없는 미개방의 동굴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방의 넓이는 한 평이 채 못 된다. (중략) 고시원 생활 초기에는 자고 일어날 때마다 방면적이 조금씩 줄어든 것처럼 느껴져서 불안에 떨기도 했다.”(김미월, 소설 ‘서울동굴가이드’ 중)

 

이 소설 속에는 서울고시원 203호에 살면서 ‘인공 동굴’에서 가이드로 일을 하는 여자가 있다. 그녀가 사는 고시원은 ‘인공 동굴’과 흡사하게 닮아있다.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면 '서울 동굴 가이드'는 '정원에 길을 묻다'의 연장선에 있는 소설로, 등단 후 처음 쓴 작품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하므로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다. 우리네 어둡고 모호한 인생에도 길을 안내해주는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다.”

 

등단작인 ‘정원에 길을 묻다’도 주인공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김씨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3년 여름방학 때 썼던 작품. 그는 다음해 ‘정원에 길을 묻다’로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이후 김씨는 출판사 등에서 일을 하며 틈틈이 글을 써왔다.

 

이 책에는 표제작 ‘서울동굴가이드’를 비롯해 ‘유통기한’, ‘소풍’, ‘가을팬터마임’, ‘정원에 길을 묻다’ 등 총 9편의 작품이 수록돼있다.

 

“피곤할 때 마시는 따뜻한 우유처럼 위안이 되는 소설을 쓰고 싶다. 내 스스로도 위안이 되는 소설 말이다. 예를 든다면 동화 ‘플란더스의 개’ 같은 글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긴 호흡의 장편소설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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