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구순자(59·여)씨는 1992년 2월 24일 양평역 부근에서 잃어버렸던 둘째딸 한승미(30·여)씨를 지난 14일 오전 9시 40분께 동두천시 탑동에 있는 D정신병원에서 극적으로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정신이 온전치 못했던 딸을 잃어버린 어머니 구씨는 곧바로 각 기관에 실종신고를 접수, 수만장의 전단지를 뿌리며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살아생전 만남을 소원으로 간직하며 15년간 가슴앓이 했던 가족.
소원이 현실로 이뤄진 것은 양주경찰서 생활질서계에 근무하는 서승학 경장의 피나는 노력으로 가능했다.
서 경장은 지난 5월 29일 유아찾기 유선방송을 본 한 제보자의 정보를 입수, 경찰 전용 182센터에 등록된 미아실종자료를 일일이 추적했다. 이후 가족들의 호적등을 샅샅이 뒤져 한씨의 가족을 찾는데 성공, 이날 극적인 상봉을 주선한 것이다.
서 경장은 “딸이 정신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도 부모를 알아보는 모습을 보고 혈육의 끈끈한 정을 실감했다”며 “생전에 딸을 꼭 만나고 싶었던 가족의 소원을 풀어 드릴 수 있게 돼 무척 기쁘고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즐거워하는 가족들은 “경찰관의 도움으로 이젠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았다”며 “정신지체가 악화된 딸을 위해 아낌 없는 사랑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16세때 가족을 잃어버린 한씨는 당시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상태로 실종 당일 양평에서 청량리행 기차를 타고 헤매다 3일후 동두천시 S복지법인시설에 맡겨져 2005년까지 13년을 보내오다 정신지체가 악화돼 2년전 관내 D정신병원시설로 옮겨 생활해온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