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0℃
  • 맑음강릉 8.7℃
  • 연무서울 3.1℃
  • 박무대전 4.6℃
  • 맑음대구 6.1℃
  • 맑음울산 8.1℃
  • 박무광주 3.9℃
  • 맑음부산 8.3℃
  • 맑음고창 3.8℃
  • 맑음제주 9.7℃
  • 흐림강화 2.1℃
  • 맑음보은 2.8℃
  • 맑음금산 2.8℃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6.2℃
  • 맑음거제 7.5℃
기상청 제공

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89>-깨달음의 길

스승 운암의 사후 잔영, 무엇인가-소설가 이재운

 

백 년 뒤면 운암은 벌써 고인일 것이요, 동산 또한 고인일 것이다.

초점은 운암에 대한 세상의 기억이 잊혀져 갈 무렵이라는 데에 있다. 그런 때에 동산이 운암의 진면목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원문에서는 대답의 방법으로 초상화를 그려 보일 수가 있느냐고 되어 있다.

동산은 그 후 가슴을 치며 앓고만 지내다가 어느 날 우연한 오도의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동산의 머리 속은 그때까지도 과거 운암과의 문답으로 꽉 들어차 있었던 것이다.

그림자로서의 초상화, 스승 운암의 사후 잔영이란 무엇인가? 동산은 어딜 가나 그 의심을 틀어쥐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운수의 발길은 어느 강가를 지나게 되었다. 강가를 지나던 동산이 무심코 강물을 들여다보았다. 흐르는 물결에 비친 자신의 영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동산의 눈이 점점 강렬하게 빛나다가 마침내 촉촉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오도의 감격이 눈물로 되어 흐르는 것이었다. 동산은 천천히 강가를 거닐면서 오도송을 읊었다.

절대로 다른 데서 구하지 말자

아득히 멀고 멀리 나와는 소원해져

내 이제 나홀로 가노라니

곳곳에서 그를 만난다.

그가 바로 지금의 나이지만

나는 바로 그가 아니니

이렇게 깨달아 알아야

참 진리를 느낄 수 있네.

그 후에 동산은 이러한 그의 깨달음을 상기할 만한 제자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동산은 늘 운암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놓고 때마다 공양을 올렸다. 어느 날 한 스님이 동산의 공양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렇게 물었다.

“선사께서 ‘그저 그것 그대로’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사실인지요?”

“그래 사실이다.”

“무슨 뜻인데요?”

“그 당시에 자칫했더라면 선사의 말씀을 크게 곡해할 뻔했다.”

“선사께서도 있음을 아셨나요?”

“만일 유(有)를 알지 못했다면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만일 유를 알았다면 어찌 그런 말을 긍정했겠는가.”

이에 대한 장경직(長慶稷)이란 분의 평이 있다.

“자식을 길러봐야 부모의 은혜를 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