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파트 베란다 앞 풍경이 공동묘지라면 기분이 어떨까?
화성시 병점동 소재 공공임대 아파트인 성호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10여기의 묘지가 자리잡고 있어 입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입주민들은 지난 200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묘지 이전을 요구했지만, 시와 시행사는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시행과 시공을 맡은 ㈜성호건설은 지난 99년 화성시 병점동 500-1번지외 13필지에 594세대 규모의 공공임대 아파트인 성호아파트를 건립키로 했다.
성호건설은 아파트 건립부지내 A씨 소유의 묘지 10여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한 뒤, 이 일대(501-21번지) 매입을 추진했지만, A씨의 거절로 무산됐다.
결국 성호건설은 A씨 소유의 10여기 묘가 있는 501-21번지를 제척시킨 채 산지전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계약 당시 아파트 단지 인근에 묘지 일부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던 입주민들은 단지 한복판에 10여기의 묘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시와 시행사측에 묘지 이전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 101동 입주민들은 지난 2003년부터 시와 시행사에 묘지 이전을 요구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묘지 이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수 년동안 공동묘지와 공포의 동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호아파트 임차인회의 장진환씨는 “계약 당시 시행사 측의 정확한 설명이 없어 입주 1년 뒤 10여기의 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더운 여름 날씬데도 불구하고, 밤이면 베란다 문 조차 열지 못한다”고 말했다.
성호건설 맹국연 과장은 “계약 당시 공고문을 통해 인근에 일부 묘지가 있다는 내용의 설명했다”며 “주민들 역시 현장을 둘러보고 계약 했고, 이제 와서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도시 건축사사무소 이강량 실장은 “묘지와 같은 시설은 아파트와 5m이상 떨어지면 허가 받는데 문제 없다”며 “그러나 아파트 단지내 한가운데 다수의 묘지가 있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