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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review]한일 타악콘서트- 두 친구의 신나는 동행

부드러움에 강렬함 더한 환상화음 뽐내
진풀이 이어지자 관객 일제히 기립박수

 

그 어떤 감동을 이에 비할 수 있을까.

2시간여에 걸친 숨 막혔던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뜨거웠던 무대에 대한 잔상과 가슴 벅찬 감동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16일 오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우리나라 전통연희단 ‘꼭두쇠’(대표 김원민)와 일본의 전통타악그룹 ‘시다라’(대표 차보)의 무대는 분명 눈앞에 있음에도 믿겨지지 않는 감격의 무대였다.

반복과 갈등의 역사를 가진, 그래서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별칭을 가진 한·일 두 나라가 한 무대에서, 그것도 한 호흡으로 빚어내는 환상의 앙상블에 관객들은 그저 눈과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두 친구의 신나는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크게 ‘만남’, ‘공감’, ‘동행’이라는 3개 마당으로 꾸며진 이날의 무대는 우리의 사물과 가야금, 대금, 일본의 다이꼬(전통대북), 시메다이꼬(작은북), 사미센과 고또 등이 만나 한·일 양국의 정서를 듬뿍 담아냈다.

이들은 시작부터 관객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신의 말이 대지를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창작곡 ‘진메(神馬)’는 일본의 시메다이꼬의 진가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였는데 자그마한 체구의 ‘시다라’ 여성단원은 풍부한 표정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수백여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특히 빠른 리듬과 동작이 가미된 무대였음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충실한 소리를 만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어깨를 들썩이게 할 정도의 신명을 선사했다.

‘시다라’로부터 한껏 달아오른 열기를 이어 받은 ‘꼭두쇠’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악기라는 사물(꽹과리=천둥번개, 징=바람, 장구=비, 북=구름)로 자랑스러운 우리 소리를 ‘놀이’로 재구성해 선보였다.

두 번째 마당인 ‘공감’에서는 가야금과 고또의 협연으로 한·일 양국의 민요연곡이 펼쳐졌다.

섬세한 부드러움을 가진 우리의 풍물과 절제된 듯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일본의 다이꼬가 만들어내는 화음은 환상의 앙상블을 이루며 관객들을 신명의 세계로 안내했다.

이 시간에는 우리의 신 아리랑, 강원도 아리랑 등이 일본의 유야께 고야께, 사쿠라 등의 전통민요와 함께 연주됐는데 신기하리만치 조화로운 음색은 벅찬 감동과 함께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장구를 닮은 일본의 다이꼬, 꽹과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작은 심벌즈 모양의 일본의 자빠도 한·일 양국의 전통 타악의 진수를 선보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마지막 마당인 ‘동행’에서 한·일 양국의 사자탈춤과 무속춤, 풍물굿 등이 진풀이로 이어지자 관객들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흥분한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고 다시 등장한 두 친구 ‘꼭두쇠’와 ‘시다라’는 다시 한번 열정과 화합의 무대로 환호에 답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하나되는 이들의 무대에서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옛 것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이들의 숭고한 노력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 아니었을까. ‘꼭두쇠’와 ‘시다라’의 의미 있는 동행이 값진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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