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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관행적 상납’이 살아 있는 국세청

전군표 국세청장이 6일 밤 부하 직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끝까지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영장 담당 판사가 구속영장을 검토했고, 검찰은 ‘관행적 상납’이란 표현을 쓰며 그의 유죄를 주장한다. 국세를 담당하는 정부 최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구속되기는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사건이다.

전 국세청장의 뇌물죄 혐의는 부하 직원의 폭로로 드러난 것이다. 부산지방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 기소)씨는 부하 직원이 검찰에 진정을 냄에 따라 수사 선상에 올랐다. 김씨를 수사하던 검찰은 그가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정상곤 부산지방국세청장을 만났고, 이 자리는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던 정윤재씨가 주선했음이 밝혀졌다. 이때 정 지청장은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았고, 정 전 비서관도 김씨로부터 부정한 자금을 받았다.

정 전 지청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자신의 최고 상사인 전 국세청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폭로했다. 전 청장은 검찰의 소환을 받으면서도 ‘뇌물’을 결코 받은 적이 없다고 우겼다. 그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내지도 않고 줄곧 버텼다. 그의 너무 당당한 처신에 국민들은 일말의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 전 지청장의 진술은 너무 달랐다. 그는 전 청장이 취임하던 지난해 7월 18일, 청장 집무실에서 1천만원을 전달하는 등 모두 6천만원을 상납했다고 주장한다. 건설업자로부터 1억원을 받아 그 가운데 6천만원을 상납했다면 그는 뇌물의 2/3를 포기한 분명히 ‘괜찮은 부하’이다. 전 청장은 구속되면서도 ‘영장 발부가 유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윤재 비서관이 김상진씨 사건에 연루됐다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언론이 깜도 안 되는 일을 가지고 과장 보도한다”고 불만을 표한 적이 있다. 전 국세청장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가 그가 구속 당일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면서 ‘이번 일이 공직 기강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임기 말에 처한 노 대통령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린다.

개혁이란 시대정신의 실천자가 되기를 기대했던 많은 노무현 지지자들은 이제 그의 곁을 떠나갔다. 그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그는 걸핏하면 공무원 칭찬을 했다. 그는 마침내 그가 믿었던 일부 공무원들에 의해 ‘한심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임기를 마친다. 그러나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관행적 상납 풍토’는 뿌리를 뽑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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