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끝자락에 대롱대롱 걸렸다.
석양에 붉게 물들여진 하늘처럼 마지막 남은 가을 풍경을 햇살 따뜻한 주말, 큰 마음먹고 즐기려하나 도로마다 주차장으로 변한 극심한 정체현상이 먼저 떠올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수도권 내 당일코스로 온 가족이 하루를 즐겁게 지낼 장소가 없을까 인터넷을 뒤져보나 마땅한 곳이 없다.
이런 사람에게 과천 서울경마공원을 권해보고 싶다. 지금 경마공원은 수령 30년 이상 된 느티나무 수백그루가 노랑 빨강색을 갈아입어 그 자태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정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반기는 단풍 행렬은 35만평의 넓은 공간 곳곳에서 나들이객들과 눈을 맞춘다. 시야가 막힘없이 탁 트인 공원은 파란 하늘이 통째로 쏟아진다.
서울경마공원은 단풍도 단풍이지만 숨은 명소가 많아 마치 보물찾기하듯 하나하나 찾으며 즐기는 기쁨도 있다.
그중 하나가 폭포광장.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암벽은 인공으로 조성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미가 돋보인다.
이 폭포 주변은 잘 가꿔진 정원과 갖가지 행태의 조각품도 있어 가족이나 연인들이 도란도란 얘기하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관람대 왼쪽으로 살짝 돌면 부딪히는 분수광장도 볼거리 중 하나.
대리석 벽면으론 끊임없이 물이 흐르고 갑자기 솟구치는 분수는 화들짝 놀라게 한다.
경주로 내 가족공원엔 시골조차 사라진 초가지붕 원두막이 있고 이 곳을 가는 길은 만추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끼는 ‘낙엽 밟는 길’이 있다.
70m 길이 온통 낙엽으로 깔려 구르몽의 ‘낙엽’이 절로 생각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국내유일의 마사박물관에서는 실물 크기의 말 모형과 말갖춤을 비롯한 각종 유물이 가득한 전시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