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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정서·경제적 폭력 급증

여성 10명중 4명 학대 경험 작년 상담 1천21건

주부 강모(46) 씨는 매일 남편의 귀가시간만 되면 두통과 가슴통증에 시달린다. 남편의 정서적 폭력 때문이다.

남편이 집안에 들어설 때마다 쉼호흡을 해가며 가슴을 진정시켜 보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다정한 목소리로 남편의 일과를 위로하고 싶지만 남편은 강 씨가 말을 걸때마다 “니까짓게 뭘 아느냐”며 면박을 준다.

차마 입에 담을 수 폭언을 15년 넘게 들어온 강 씨는 남편과 눈만 마주쳐도 살이 떨린다고 하소연했다.

결혼 11년차인 주부 이모(31) 씨는 얼마 전 고열에 시달리는 4살 난 아들을 안고 병원비를 빌리러 동네를 헤맸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의 수입이 부족한 편은 아니었지만 당시 이 씨의 수중에는 단돈 2천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0년째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남편은 이 씨가 생활비 얘기를 꺼낼 때마다 “돈 가지고 어떤 남자를 만나려고 하느냐”며 등을 돌린다.

가정 내 정서적·경제적 폭력이 신체적 폭력 못지 않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 10명 중 절반가량인 4명이 정서적·경제적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수원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모두 1천21건으로 이중 경제적 학대에 대한 상담은 20건, 정서적 학대와 관련된 상담은 359건에 달했다.

가정폭력 가해자 유형으로는 배우자가 987명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했으며 직계존·비속이 12명, 동거 중인 친족 5명, 과거 배우자 2명 순이었다.

이영희 수원여성의 전화 통합상담소장은 “신체적 폭력만이 가정폭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많은 여성들이 폭언이나 모욕 등 정서적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에 시달리고 있다”며 “짧게는 2~3년부터 길게는 수 십 년에 이르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질환까지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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