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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영원한 이방인, 외국인근로자의 현주소 <4>

중국과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꿈을 쫓아 한국 땅을 밟는다.
코리아 드림. 우리들이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갔듯이 그들은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넘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삶의 현장이다.
본보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삶의 현장을 통해 유린당하는 그들의 인권과 임금체불 실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여전히 높기만 한
행정의 실태를 3회에 걸쳐 긴급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프롤로그 - 외국인근로자들의 코리아드림
상 - 임금체불 끊을 수 없는 굴레
중 - 불법체류자로 내몰리는 암울한 현실
하 - 다가가기 힘든 외국인근로자 지원 행정

 

 

외국인 지원 행정기관  ‘불가근 불가원’

 

노동부의 고용지원센터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역 노동청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돼야 할 외국인지원 행정기관들이 정작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불가근불가원 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언어장벽 때문에 애로사항 해소가 쉽지 않은데다 언어통역을 지원하는 기관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소통문제는 임금체불이나 직장이동, 산업재해 등 외국인근로자의 직장 내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언어문제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의 입장을 말하지 못하는 사이 사업주가 자신의 입장을 중심으로 사건을 이끌어간다.

이 때문에 결국 외국인 근로자는 강제출국을 당하거나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06년 4월 고용허가제를 통해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온 이주노동자 F(36)씨. 1년을 근무하던 직장에서 사업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

어쩔수 없이 직장이동을 위해 F씨는 지역 고용지원센터를 찾았지만 한국어에 서툴렀던만큼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

결국 담당 직원은 예전 사업주를 통해 F씨가 해고를 당한 상황에 대해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사업주는 F씨의 입장이 아닌 자신의 입장을 중심으로 F씨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로 일관했다.

일 못하고 게으른 이미지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던 F씨는 결국 다른 직장을 구하지 못해 강제출국 당해야만 했다.

지원기관과 외국인근로자간의 원활하지 못한 언어소통의 문제는 직장이동 건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났다.

베트남에서 온 G(42)씨는 인천의 한 부품제조업체에서 지난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년 2개월가량을 근무했다. 그러던 중 G씨는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고 병원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더이상 무거운 부품을 들고 나르는 작업을 할 수 없어 직장이동을 위해 고용지원센터를 찾았다.

병원진단서를 들고 고용지원센터를 찾은 G씨는 담당자로부터 사업주의 반대로 인해 사업장변경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아야 했다.

담당자는 “사업주로부터 G씨가 사업장 변경을 노려 진단서를 허위로 꾸며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업주가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병원에 가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관계자는 “이러한 직장 이동의 경우 그 판단이 전적으로 고용지원센터에 맡겨져 있어 담당업무를 하고 있는 담당자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국인근로자가 피해를 받는 사례가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지만 인력과 예산 등의 한계로 인한 통역 인력 부족이 원활한 언어소통의 문제로 이어졌다.

경인지방노동청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언어소통이 가능한 통역 인력이 현재 따로 구성돼 있지 않다.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상담이 들어올 경우 노동청 내 영어회화가 가능한 사람을 중심으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영어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솔직히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노동청의 경우 외국인근로자 관련 상담이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용지원센터의 외국인근로자 전담팀에게 전화를 통한 통역을 요청해야 한다.

고용지원센터의 경우도 몽골이나 스리랑카 등 해외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귀화인들을 중심으로 통역 전담팀을 꾸려놨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많은 상담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러한 언어소통 문제는 결국 자신들을 지원해주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기관으로 느껴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기관인만큼 원활한 언어소통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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