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경마공원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수 세대교체의 선두에 문세영, 조경호가 있다면 조교사 부문의 선두주자는 2006년 4월 데뷔한 손영표(42) 조교사다. 현재 2조 마방에 총 21두의 마필을 관리하는 손 조교사는 데뷔 3년차 임에도 불구하지만 작년 2년차 징크스를 깨며 조교사 다승순위 31위를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월 경마를 마친 올해는 더욱 일취월장해 30전 5승으로 다승순위 5위에 올랐다. 승수뿐 아니라 승률부분도 16.7%로 종합 3위를 기록, 우승의 순도 또한 매우 높다.통산성적은 261전 30승, 2착 23회, 승률 11.5%, 20.3%.
경마관계자는 이 같은 성적은 그의 조교법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평가에 정작 본인은 “특별한 조교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주마와 조금 더 교감하려고 노력 할 뿐”이라며 잘라 말한다.
하지만 그는 경주마의 근력 및 지구력 강화에만 열을 올려 자칫 마필의 상태를 제대로 판단 못해 실전 경주에서 실패하는 경우를 빠른 시기에 극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가 시도하는 마필과의 교감은 새벽조교에 그치지 않고 매일 아침 경주마들이 밤새 별 일 없이 잘 지냈는지를 꼼꼼히 체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조교사는 경마일이면 거의 녹초가 되죠. 성적이 안나오면 그 중압감에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나’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많아요.” 조교사로 가장 힘든 부분이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임을 그는 숨기지 않고 토로했다.
세상사 모두가 양면이 있듯 자신의 말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은 짜릿한 쾌감과 함께 대통령도 부럽지 않은 순간이 된다고 했다. 대개의 조교사가 그러하듯 손 조교사도 기수 출신이다. 지난 1985년 11기로 데뷔, 1년간이란 극히 짧은 기간을 기수로 보냈다. 동기로는 홍대유, 유재필 조교사 등이다. 이후 승마교관으로 오랜 세월을 보내고 조교사로 경마계 복귀 당시 그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으나 먼저 활동한 동기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 눈이 머무는 곳에 최선을 다하자’ 손 조교사는 언젠가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인 이 문구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가 머무는 시선은 경주마다. “조교사로 살고 있는 이상 경주마 관리가 가장 중요한 일로 경마팬들께 결코 부끄럽지 않은 조교사가 되는 것이 내가 걸아야 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