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한국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3억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을 발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은 5년 만기 채권 1억5천만달러와 10년 만기 채권 1억5천만달러 등 두 종류로 발행됐다. 금리는 5년 만기채 연 4.08%, 10년 만기채 연 4.5%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은 발행 후 바로 국내로 들여올 수 없고 스와프를 통해 달러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는 데 달러화로 스와프하면 5년 만기 채권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98bp(1bp=0.01%포인트), 10년 만기 채권은 리보+119bp 수준의 금리가 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는 미 달러화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는 30~40bp 정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외화 차입 여건이 나빠지자 다른 시장에 비해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낮은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시장까지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가 커지면서 현지 달러·링기트 스와프 시장의 스와프 금리가 상승해 한 때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스와프 시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한 끝에 결국 발행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시장 규모는 작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틈새시장을 적극 활용해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차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비 달러화 채권시장을 공략하는 등 외화조달시장의 다변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이 말레이시아 링기트 채권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링기트화 채권 발행을 추진했던 다른 은행들의 말레이시아 채권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