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콧물, 기침 등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주가 가고 1개월이, 3개월이 지나도록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요즘 심한 기온차에 꽃가루까지 날리면서 환절기 알레르기성 비염이 활개를 치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환절기 들어서 많게는 10배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발생하는 추세를 보이고있으며 감기인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을 받는 경우도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기와 더불어 대표적인 환절기 질환으로 꼽히는 알레르기성 비염.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극복해나가 봄철 훌쩍거림을물리쳐 보자.
◇알레르기성 비염 원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바퀴벌레 등과 같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인 알레르겐으로 인해 재채기나 콧물 등 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물질 중에서 단백 성분이 포함된 것은 어느 것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라도 개인에 따라 반응 정도에 차이가 있고 알레르기 증상의 정도도 차이를 보인다.
심한 사람인 경우,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10여번 하며 코에선 콧물이 줄줄 나오고 참기 어려울 정도 간지럽고 새빨간 눈으로 거의 탈진 상태인 사람이 있는가하며 이와는 달리 심하지 않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감기와 다른 질환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 증상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며 가려움증, 두통, 무취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마치 감기와 비슷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감기를 간혹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발병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 감기에 비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장기간 지속되며 오후나 저녁보다는 아침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 차이를 보인다. 또 감기는 콧물이나 재채기뿐만 아니라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코와 관련된 질환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천식이나 두드러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장액성 중이염, 부비동염, 후각 상실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어 코 훌쩍거림이 오래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단과 치료법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발병 시기, 발병 원인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는 피부 단자 시험을 이용한 항원의 측정, 비점막 유발 검사, 혈중 특이 면역 글로불린 측정, 비강 통기성 시험 등을 통해 알레르기 원인과 증상의 심각 정도를 진단하게 된다. 알레르기의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예방적인 치료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파악한 후 그 물질을 최대한 피하는 예방적 회피요법과 원인 물질 이외에 담배연기나 먼지, 방향제 등 코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없애는 환경요법을 실시하게 된다. 반면 어느 정도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나 항콜린제, 혈관수축제 등을 사용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면역요법, 그리고 드물긴 하지만 수술적 요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수술적 요법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환경요법, 면역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에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으로 코막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한쪽으로 휘어진 코뼈를 바로 잡는 비중격만곡 교정술과 부어 있는 콧살을 일부 제거하는 비갑개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 등을 사용해 비교적 간단히 후유증 없이 수술하는 등 시술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우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니다.
코는 냄새를 맡고 공기 속 먼지나 세균 등 불순물을 거르며 공기의 온도·습도를 조절해 기도나 폐가 상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해 콧속의 점막에서 하루에 약 1천cc의 콧물을 만들어 계속 목 뒤로 흘려보내거나 증발시킨다. 따라서 적당한 양의 콧물은 반드시 필요하다. 간혹 맑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간다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콧물은 전혀 해가 되지 않으므로 삼켜도 된다.
(도움말=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심상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