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인 T고시텔 화재는 방화가 아닌 전기합선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결론났다.

화재사고를 수사중인 용인경찰서는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 발화지점인 6호실의 냉장고와 TV 전원코드에서 합선흔적이 발견됐다”며 “6호실에서 인화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만큼 화재원인은 전기합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이 서로 떨어진 6호실과 8호실에서 함께 불이 나는 이른바 ‘독립연소’로 당초 방화로 추정했지만 8호실의 침대 매트리스가 탄 것은 6호실에서 처음 화재가 발생한 뒤 에어컨 송풍구를 따라 확산되며 연소잔해가 매트리스에 떨어지며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발생(오전 1시25분) 직전 출입문이 잠겨진 상태여서 외부출입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전·현 입주자와 배달업소 종업원 등 212명의 통화내역과 방화동기 등에 대해 수사했지만 용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인이 규명됨에 따라 T고시텔 업주 김모(48) 씨와 종업원 최모(41) 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입주자들에 대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데다 창문을 폐쇄해 유독가스의 배출을 막고, 비상구 피난통로에 장애물(팬코일)을 설치해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비상벨 점검을 하지 않은 채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모 소방점검업체 대표 황모(52) 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서정화기자 s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