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에도 좋고 황제만이 맛볼 수 있다는 장호원 복숭아 맛에 빠져버렸습니다.”
올해 12번째로 열린 ‘이천 햇사레 장호원 복숭아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입에서 나오는 공통된 감탄사다. ‘과실의 황제’라고 불리는 장호원 황도복숭아의 계절이 다가왔다. 흔히들 장호원 황도는 장호원 지역에서 나오는 일반 복숭아로 생각하지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지난 1993년 농촌진흥청 과수연구소에서 당도와 향이 기존 품종에 비해 탁월한 것으로 인정돼 자연발생 변이품종으로 인정받은 고유한 품종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복숭아 생산시기가 끝난 9월 중순부터 10월 상순까지 선보이는 장호원 황도는 조직이 치밀하고 육질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당도도 높아 수도권 지역에서 최고가를 형성하는 명품과일 중 하나다.
◆‘장호원 황도’의 유래 = 장호원에서 처음 생산된 황도는 지난 1963년 장호원 진암리(국말) 최상용씨가 일본을 왕래하던 조카로부터 복숭아 2주를 얻어 재배해 그 이름을 ‘엘버터’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계속된 품질개량으로 1993년 농촌진흥청 과수연구소에서 자연발생 변이 품종으로 인정받아 이천시 대표품종인 ‘장호원 황도’로 공식 명명하게 됐다.
장호원 황도가 탄생하기까지는 지역 농가의 노력과 함께 장호원 지역의 일조량과 강우량 등 기후 조건이 적절히 들어맞은 결과이기도 하다.
이후 장호원 황도는 품질과 역사성을 고려해 1998년부터 쌀, 도자기, 온천 등에 이어 이천의 대표 특산물로 인정받았고 높은 당도와 품질을 바탕으로 농산물 수출이 까다롭다는 일본과 캐나다, 대만, 하와이 등으로 수출됐다.
이천시 복숭아 연구회 한관수 회장은 “장호원 황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워낙 생산물량이 적어 내수용으로 충당하기도 벅차다는 것”이라며 “특히 대과종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균형착과 등 여러 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수확량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호원 황도(천중도)는 현재까지 10여가지의 품종이 있으며 당도도 12~13브릭스(Brix ; 물 100g에 대한 설탕농도)로, 올해는 최고 15브릭스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맛도 최고, 피부미용에도 탁월해 = 복숭아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다량의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양소인 당분과 유기산, 비타민, 섬유소, 무기질 등을 골고루 담고 있어 하나의 종합 영양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복숭아는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해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고 배변을 촉진해 변비치료,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지역 과수조합에 따르면 장호원 황도는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있고 펙틴질이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으로 단맛이 강하나 당분은 10% 정도로 낮은 편이다. 약간의 새콤한 맛은 몸에 좋은 사과산, 구연산 등 유기산으로, 장호원 황도는 보통 복숭아(0.5%)의 2배인 1%가 들어 있다.
장호원 황도는 한번 맛을 보면 절대 그 달콤함을 잊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명성이 높다. 특유의 달콤한 향이 후각과 침샘을 자극하고 입 안 가득 터져 나오는 달고 풍부한 과즙은 황제만이 맛볼 수 있는 ‘과실의 황제’라 불리만 하다.
◆올해 12회를 맞는 ‘이천 장호원 햇사레 복숭아 축제’ = “장호원 황도로 만든 즙과 막걸리의 맛도 느껴보세요.”
이천 장호원 햇사레 복숭아 축제는 매년 장호원 황도 수확시기인 9월 중순에 3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12회째로 19일부터 21일까지 장호원 청미천 고수부지(둔치)에서 열렸다.
‘햇사레’는 이천과 충북 음성지역 복숭아의 통합브랜드로, ‘가을 햇살을 머금은 탐스럽고 맛있는 복숭아’를 뜻한다.
1996년에 처음 시작된 축제는 1~3회까지 ‘복숭아 꽃 축제’로 4월경에 개최됐으며, 4회 때부터 9월에 열리는 현재의 ‘복숭아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경기동부과수농협 허환 상무는 “장호원에 발이 백개 달린 형상의 ‘백족산’이 있는데, 이 곳은 4월이 되면 복숭아 꽃이 만발하는 복숭아 주산지로 유명했다. 이것이 축제의 시초가 됐다”며 “예산 1천만원을 들여 시작했던 축제가 지금은 각 읍의 사회단체들의 참여를 통해 예산 3억원에 달하는 지역 대표축제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복숭아따기 체험행사를 비롯해 복숭아 품평회, 화채퍼포먼스, 청소년가요제, 올해 처음 추진되는전국학생사물놀이경연대회, 제4회 햇사레복숭아축제하프마라톤대회, 도전!시민노래자랑, 1사1촌 한마음전진대회, 제2회 햇사레족구대회 ,시화전, 각종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준비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다함께 참여하는 풍성한 나눔터’라는 축제 주제답게 차별화된 문화행사와 민속행사, 각종 이벤트로 이천복숭아와 함께하는 신명나는 농산물 축제 한마당을 방불케 했다.
복숭아 판매에는 동부과수농협과 장호원 농협 등에서 28개 작목반이 참여해 축제를 찾은 소비자들에게 1만4000원(17~18과입)~2만3000원(9~10과입)의 동일한 가격에 장호원 황도 복숭아를 제공했다.
작목반 중 하나인 상민농원 원복희 씨는 “최근에는 크기가 크며 과입수가 적은 복숭아가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등 시장패턴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맛과 향은 어떤 크기에 상관없이 비슷하다”고 웃음지었다.
개막일인 19일에는 오전부터 사전행사인 초중고생 백일장 및 사생대회가 진행됐다.
오후에는 성화봉송과 함께 축제개막을 알리는 개막식, 인기가수와 연예인이 다수 출연한 가운데 라디오공개방송이 진행됐다.
장호원복숭아축제추진위원회 이진수 위원장은 “고향농부들의 넉넉한 인심과 이슬향이 풍기는 장호원 황도의 깊은 맛을 보여 드릴 축제장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매년 10만명이상이 복숭아축제장을 방문해 과수농과와 각 사회단체에서 펼치는 인심과 따스한 정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조병석기자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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