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임
요즘 인터넷 불임 검색창에는 불임 관련 숱한 궁금증과 다양한 사연들이 즐비하다. 임신의 정반대 개념인 불임은 인생 숙제의 하나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인생사에 임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크다. 미국 부부 중 490만 쌍 가량이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가임기 부부 중7분의 1이 임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10쌍의 부부 중에 2쌍이 불임 상태로 20%의 불임율을 보이고 있으며 의료계 일각에서는 13.5%의 불임율을 보편적 비율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는 불임이 혼자만의 일이 아닌 공동이 풀어가야할 과제란 의미를 띤다.
임신이 되지 않을 때 갖는 좌절감, 질투, 죄책감, 분노 등의 감정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험관 아기시술 등 혁신적 의학의 발달은 성공적 임신에 대한 희망을 불러오고 있다. 올바른 상식과 지식을 통해 불임에서 오는 공포를 날려 보내는 삶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임의 뜻
불임(不妊·Infertility)은 아이나 새끼를 밴다는 의미의 임신(妊娠)·잉태(孕胎)와 정반대의 의미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연령이 된 건강한 성인 남녀가 결혼해 피임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갖는데 1년이 지나도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최근들어서는 6개월을 불임 기준 시점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는 경우 70~ 80%는 결혼 후 1년 내에, 80~90%는 2년 이내에 임신 하게 된다. 또 과거에 임신했으나 재차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계속적인 유산으로 임신 유지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불임에 속한다. 불임 부부 중 40% 이상이 쌍방적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상없이 불임이 올 수는 없다. 불임은 자연 불임 이외에 기능상 약해져 있거나 자궁 환경이 임신에 적합하지 않는 등 복합적이어서 치료 방법 또한 단순하지 않다. 때문해 결혼 1년간은 마음 편히 임신을 기다려 보는게 옳으나 여성이 35세 이상이거나 불규칙적인 생리를 할 때, 부인과 질환으로 수술 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1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조기 검사 등 빠른 조치가 요구된다.
◇불임의 원인
불임으로 고통 받는 부부들에게 시급한 것은 불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내는 일이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조기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태껏 어느 누구도 불임 원인을 단정해 말한 경우가 없다. 불임 원인을 일목요연하게 단정할 수 없고 다양한 원인으로 빚어지며 부부 쌍방간 문제이기도 하며 또 임신 될 때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진행 과정에서 작은 문제라도 생길 때도 불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불임 원인
여성은 임신과 출산 모두를 감당해야하고 불임 원인도 남성 보다 다양해 불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성 불임 원인으로는 몸 안의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배란 장애, 자궁의 장애, 난관 기능의 장애, 수정란의 착상 장애, 만성질환이나 면역학적 인자의 이상에 의한 장애 등과 같이 다양하다. 정자를 받아들여 수정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생명 탄생의 무대가 되는 여성의 몸은 상당히 미묘한 관계로 이뤄져 사소한 이상이 불임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이나 난관, 착상 장애와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이 자가 진단을 통해 이상 현상을 찾아내기가 쉽지않아 부인과 검사 및 불임검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임신율과 여성의 나이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적 활동이 강조되면서 직업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결혼을 늦게 하거나 결혼을 한 후에도 오랜 기간 피임을 해서 오는 부작용도 불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단 한살이라도 어렸을 때 아기를 가져야 한다는 혹자의 임신관은 나이와 불임간의 상관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남성불임 원인
남성측 불임 원인은 한마디로 수정 능력이 있는 정자를 여성의 생식기 내로 보내는 역할이 제대로 충족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남성 불임검사는 비뇨기과 진찰, 정액 검사 등으로 할 수 있고 여성과 달리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불임의 원인이 남성쪽에 있는 경우가 전체 불임 환자의 40~50%에 달해는 것으로 알려져 비교적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는 남성이 솔선수범해 먼저 불임검사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불임 시술 및 치료법
불임치료 목표는 생명을 탄생시키는 기능 회복이라는 소극적 의미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이라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닌다. 임신 성사 방법은다양하지만 불임치료에는 기본이 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몸을 가능한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 자연 임신을 하는 방법이 있고 또하나는 인공 수정, 체외 수정 등과 같은 적극적인 임신 성립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가능한 몸을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 자연 임신하도록 함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자연 임신이 사실상 어렵거나 불가능할 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방법이 활용되며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 진단, 적절한 치료, 안전한 임신과 출산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배란기 부부 관계
불임 치료법의 첫 단계는 배란기 때 부부 관계를 갖는 것이다. 부부 모두 불임에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을 때는 배란 시기 즉, 임신이 가능한 시기를 예측해 그 시기에 부부 관계를 가짐으로써 임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는 경우라도 한달에 임신될 확률은 25% 내외이다. 정확한 배란일은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규칙적인 배란과 정상적인 생리를 회복시켜 줘야한다. 불임이 아니더라도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임신 2~3개월 전에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자궁을 깨끗이 하고 호르몬 분비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켜줘야 한다.
▲인공 수정
인공 수정은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통해서가 아닌 부인의 배란기에 맞춰 남편의 정액을 부인 자궁 내에 넣어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채취한 정액을 배양액 등으로 세척을 하거나 다른 과정을 거쳐서 운동성이 좋은 정자만 쓰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아내 쪽에 자궁 경관이나 점액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자궁의 후굴과 전굴 등으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로는 임신이 어려운 경우, 또한 남편 장애로 질내 삽입이 어려운경우, 기타 정자가 자궁 내로 들어갈 수 없는 경우에 활용하는 임신 방법이다.
▲체외수정(시험관 아기시술)
시험관 아기시술로 알려진 체외수정은 여성의 몸 안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수정과정을 인체 밖에서 인위적으로 이뤄지게해 임신을 유도하는 시술이다. 방법은 여성의 성숙된 난자를 채취하고 남성의 정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해 시험관이나 배양접시에서 수정시킨 후, 2~ 3일 동안 배양해 여성의 자궁내막으로 이식해 임신하도록하는 방법이다.
체외수정은 여성의 난관이 모두 막혔을 때, 절제 수술을 받아 양쪽 난관을 모두 잃은 경우, 난관 상태가 좋지 않아 난관 성형수술을 받았으나 실패한 경우, 여성에게 정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면역항체가 있는 면역성 불임인 경우에 활용된다. 또 남성의 정자수가 부족하거나 운동성이 부족해 정상적인 임신이 불가능할 경우, 원인 불명의 불임으로 여타 방법에서 모두 실패한 경우에 활용하는 임신 수단이다.
(도움말=분당차병원 시험관아기센터 권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