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디지털’ 버무린 예술세계
오늘은 프랑스 빠리의 라데팡스(La Defense)지역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라데팡스 지역은 프랑스가 현대건축의 우위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하여 파리 근교에 만든 신도시로서, 최고의 건축가들에 의하여 지어진 현대의 건축물들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 매년 관광객 수가 천만 명에 이르며,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기업은 물론 유럽 및 각국의 대기업 3,600여개 업체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날마다 출퇴근하는 직원만 해도 약 15만 명이 넘는다.

그 중 Grande Arche는 덴마크의 건축가 Spreckelsen이 설계한 건축물로서, 프랑스의 제2 개선문(21세기 개선문)으로 불리며, 상젤리제의 개선문과 일직선상에 설치되어 있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다.
Grande Arche 주변의 현대 건축물 사이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외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후안 미로(Joan Miro), 세자르 발다치니(Cesar Baldaccini), 레이몽드 모레티(Raymond Moretti) 등 현대조각에서 보여 지는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로, 엄밀히 선정된 거장 44명의 작품이 영구 전시되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한국의 조각가 임동락 교수(동아대학교 조각학과)의 작품“포인트-성장”이 45번째로 영구 설치되는 쾌거가 있었다. 한국의 조각가로서는 처음이며 아시아 작가로서는 일본 조각가 미야와키에 이어 두 번째다. 많은 신문과 TV, 미술전문지 등을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임동락 교수의 작품 영구 설치는 그만큼 한국 조각계의 신선한 쾌거이자 의미 깊은 행보였다.
필자는 그 현장 가까이서 그의 행보를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가졌었다.
잠시 그 당시 전시회를 회상한다.
2006년 6월 7일부터 9월 4일까지의 초대전에서는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조형물 9점과 그랑드 아르슈 실내 전시장에 20여점의 조각들이 선을 보였다.
한국에서 제작되어 해상운송을 통해 컨테이너로 운반해야하는 등, 제작에서부터 운반 설치되는 과정까지 많은 제약과 실로 말할 수 없는 고민과 긴장감의 고통이 수반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두려운 것은, 라데팡스의 공간이 조각품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이고 중압감을 주기 때문에, 작품 스스로 발산하는 기가 없거나 주위 환경과 어울림의 조화가 부족하다면 거대한 건물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실패하는 전시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이 하나둘씩 설치되는 순간 오히려 작품이 거대한 건물과 주변 환경을 흡수하며 공간을 압도하는 느낌을 받은 작가는, 그동안 염려했던 많은 부분들을 씻어 내릴 수 있었는데, 그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설치된 작품들이 프랑스와 유럽인 그리고 이곳을 다녀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어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조각가 임동락.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는, 50여일을 바다를 건너고 육로를 달려온 보람이, 그들에게는 라데팡스와 함께 만들어진 것처럼 공간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작품 하나하나의 독립적인 존재로서 그 힘을 과시한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특히“포인트-성장”이라는 작품은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라데팡스에 영구 설치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를 지켜본 독일의 바덴바덴 시는 2007년 4월 21일부터 9월 4일까지 레오폴드 광장과 빠쥬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개최하게 된다. 현재 이 작품들은 독일의 다른 도시에서 초대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을 필두로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도시에서의 순회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그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인정받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작품 제작과정과 작품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하자.
임동락 작가는 이미 1998년부터 매킨토시 컴퓨터를 사용하며 조각에 컴퓨터 기법을 도입했다.
그의 작업실에는 컴퓨터가 무려 10여대나 있으며 이는 작품제작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컴퓨터를 이용한 3D 기법을 통해 조각품을 다양한 형태와 크기, 또는 재료를 선택하는 등,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이미지를 실제 눈을 통해 재현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작품이 설치될 가상공간에 작품과 공간의 조화를 가늠하고 조율한다. 이는 수없이 많은 가상의 작품들 속에 실현화될 수 있는 작품을 교정하고 선택하는 과정인 것이다. 작가는 수십 개의 가상 작품 속에서 하나의 작품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실제 제작으로 들어가게 된다.
스테인레스 스틸을 주재료로 사용하면서부터 컴퓨터는 작가의 조각에서 필수적인 주요 도구가 되며, 재료의 특징상 절단과 용접의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스테인레스 스틸은 컴퓨터를 이용한 레이저 작업으로 절단을 해야 한다. 또한 용접하는 과정에서 열을 받으면 비틀어지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겸해야 한다.
이렇듯 작품구상의 시작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의 사용은 상당부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 작가는 이 분야에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선구자적인 위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 이유로 2004년에는 조형예술학에서 세계최고의 대학으로 인정받는 프랑스 소르본느 빠리 1대학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작품세계를 펼쳐나가는 임 작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개최한바있다.
아날로그 방식이랄 것도 없이 지금까지의 방식은 기본적인 전통방식을 추구하며 조각을 만드는 것이 조각계의 흐름이었지만 임 작가의 작품제작 과정에는 디지털 요소가 추가되면서 새로운 방법론과 효율적인 작품구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임 작가의 작품은“ 프랙탈(Fractal) 이론”<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를 말한다> 에 바탕을 둔다. 하나의 개체가 모여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하나가 되며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는 모양을 말한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수평과 수직, 곡선과 직선, 오목함과 볼록함 등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다. 또한 그의 조각은 매끄럽게 처리된 표면이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주변 환경을 흡수함과 동시에 반사하는 등 동양적 이원론에 그 모태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다이내믹한 율동감과 고요한 평온함을 동시에 느끼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작업의 방식은 지극히 현대적인 디지털 방식이며, 작품의 개념은 프랙탈 이론과 동양적 이원론에 기초했으며, 여기에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작품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더해져 세계적인 작가로서 주목받고 인정받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한국 조각계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조각가 임동락 교수.
필자는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어려운 한국의 조각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몸소 구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