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이달 말부터 시작, 자료준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일부 의원들의 형식적이고 황당한 감사자료 요구에 공무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12일 수원시와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7일간 시 본청과 사업소, 구청, 지방공기업, 지방공사, 출자법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제8대 수원시의회의 행감자료 요구건수가 2006년 640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952건에 이어 올해 들어 처음으로 1천건을 넘어 공무원들의 자료 챙기기가 더욱 분주해졌다. 집행부는 오는 14일까지 시의회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퇴근을 못하는 부서가 많다.

그러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부 의원들의 터무니없는 자료요청에 관련부서 직원들은 맥이 빠지기 일쑤다.

가장 흔한 사례는 해마다 되풀이해 형식적으로 올라오는 요구들이다.

▲행정소송 패소로 인한 보상 및 소송비용(김호겸 의원)과 ▲국공유재산 관리현황 및 활용계획과 공무원 국외 출장 및 해외연수 현황(심상호 의원) 등은 매년 요청되는 자료여서 관련부서에서 미리 준비해 놓을 정도다.

공무원들이 이보다 더 짜증을 내는 자료는 범위가 광범위하거나 자료수집에 손이 많이 가는 요구들이다.

▲자전거 보관소 설치 현황(이재식 의원)이나 ▲지하차도 보수현황(강장봉 의원) 등은 감사 자료라기 보다는 전화 한통화로 받을 수 있는 단순 자료에 불과. 반면 ▲자동차 견인사업소 운영실적을 요구하면서 견인일시, 견인장소, 견인차기사, 견인차량번호까지 요구(김진관, 김효수 의원)하거나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한 민원처리 결과(김진관 의원)를 일일이 찾느라 담당 직원은 퇴근이 늦어지고 있다.

자료수집이 어려운 경우도 공무원들을 애먹이고 있다. ▲광교산 동식물 서식과 멸종 현황(심상호, 정동근 의원), ▲수원양념갈비축제 참가업소 현황 및 매출현황(김명욱 의원)은 관련부서도 자료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 지 고민이다.

한편 ‘과연 어디에 필요한가’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자료도 수두룩하다. ▲민간단체와 언론사 주관 시상대회 관련 상금과 참가비, 광고비 등 예산지출 내역(김호겸, 민한기 의원), ▲권선동 도시개발사업 기본계획안과 토지매입현황, 지장물 보상 현황(민한기 의원), ▲법원사거리 입체화 공사 최종안(이윤필 의원),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쓰레기 수집, 운반비용 원가상정(정동근 의원) 등은 의원들이 행감장에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공무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시 관계자는 “열심히 자료를 준비해 놓았는데 막상 행정감사장에서는 단 한마디의 질문도 없이 넘어가는 자료가 수두룩하다”며 “직원들은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자료요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