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일이 터질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서울시의회의장이 드디어 물러났다. 너 죽고 나 죽자고 으르렁대며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었나보다. 우리지역 일이 아니라 해서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어쩌다 이지경까지 이르렀을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실소만 비죽비죽 배어나온다. 지방의회 의장만 되면 다 이런 건지 그 확실한 증좌가 없으니 더 이상 탓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의장선거나 상임 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쏟아지는 금품제공과 향응이 있었다는 의혹은 예전부터 꼬리를 물고 이어져 내려온 게 사실이다. 이처럼 지방의회 의장선거에 온갖 로비가 횡행하고 있는 것은 의장에게 지자체 견제기관의 수장으로서 유형무형의 권력과 의전상 혜택이 따르기 때문이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게 아니라 뽑히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회의 의정활동비 지출내역에서 음험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터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체장의 경우 더욱 더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낳게 된다. 청렴결백과 도덕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치는 공직자들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선거비용이다. 돈이 없으면 치를 수 없는 선거,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미 들어간 돈 찾으려고 혈안이 된 단체장들도 있지만 청렴결백과 도덕성을 무기로 선거를 치른 단체장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이고 보니 많은 단체장들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이 진퇴양난의 덫에 걸려있다.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으면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없는 현실과 시민들의 높은 도덕적 요구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들의 고민은 점점 더 커진다. 선거에 쓸 비용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해진다. 중앙이건 지방이건 모든 정치는 실천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데 있다.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국민도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대한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정치는 국민을 위하는 것이지만 정치인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에겐 생계수단이다. 그걸 인정하는 현실적 기반위에서야 정치를 비판하더라도 힘이 실리고 응징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비 심의가 한창이다. 무보수일때도 잘해왔던 지방의원들이다. 시민들은 의정활동비를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의회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감시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