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0원에 안주 무한리필… 연일 북적
창업형태를 나누는 기준 중 하나인 점포 규모는 ‘최소’와 ‘최대’로 양분되어 나타난다. 창업자금 부족으로 33㎡ 미만 소형점포를 선호하는 창업자와 기업형 창업을 꿈꾸며 대형 점포를 오픈하려는 창업자로 구분되고 있는 것. 특히 많은 자금을 확보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창업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점포나 다점포 창업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점포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통 165.2㎡ 대형점포의 기준은 최근 들어 더욱 큰 규모를 선호하는 고객 니즈에 맞춰 330.5m²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 또한 2006 기준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가구당 0.87대로 증가하면서 주차시설까지 갖춘 대형 점포 선호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투자형 창업은 대형점포 창업자들 사이에서 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과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동업 형태를 넘어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하고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를 운영자로 두는 방법이다. 투자자들은 지분에 따라 이익을 배당 받는 형태다.
현재 3개 대형점포를 공동투자로 운영하는 황노영(47·벼리벼리 일산 라페스타점 www.byury.co.kr)씨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과거에는 직접 설렁탕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했던 창업 유경험자다.
광우병 파동으로 사업을 접은 후 다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던 황 씨는 지난해 지인 네사람의 투자를 받아 일산에 3층 건물을 세웠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다시 창업시장 문을 두드린 것.
창업 초 1층에 330.5㎡ 규모의 닭갈비집과 2, 3층 노래방을 운영하던 황 씨는 조류독감으로 매출이 떨어지자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주점 창업을 계획했다.
지난 4월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 1층 닭갈비집을 2층으로 올리고 그 자리에 구이주점을 오픈한 황 씨는 현재 구이주점 월 매출만 1억2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매출 회복 중인 닭갈비집과 노래방까지 합하면 총 매출은 2억여원.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상 건물 증축 및 투자비는 총 18억원 가량이 들었다.
이 중 황 씨가 6억원을 투자했고 닭갈비 조리 노하우를 갖춘 친구는 기술과 적은 자본을 투자, 나머지 금액은 지인 둘이 나눠서 투자했다.
황 씨가 운영 중인 구이주점은 8900원이라는 가격에 소, 돼지 등 육류와 해산물을 무한리필 할 수 있는 실속형 주점이다. 때문에 셀프서비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주문 누락 등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컴플레인이 없는 것이 황 씨가 대형 점포를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식자재 입고, 일일 고객 수, 객단가, 매출 등 모든 재무사항은 POS시스템에 입력되며 주기적으로 주주총회를 갖고 건의사항 같은 매장운영 문제 및 매출보고도 하고 있다.
운영비 절감을 위해 매장 청소를 매장별로 직접하고 있는 황 씨는 특히 구이주점은 기름기 때문에 손님들이 남긴 소주를 재활용해 청소하고 있다.
세 곳의 매장은 건물증축 단계부터 창업을 염두하고 지은 터라 가스, 수도, 배수 시설이 하나로 돼 있어 관리비도 함께 계산된다. 때문에 월평균 운영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800만원선.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구이주점의 육류 및 식자재를 제외하고 닭갈비 재료와 야채 등은 직접 장을 봐서 해결하고 있다.
“인근 소형점포 고기 집은 대부분 문을 닫았죠. 같은 값이라면 좋은 품질에 넓고 쾌적한 공간을 선호하는 게 고객입장 아니겠어요? 공사초기부터 창문을 다 분리형으로 만들어 연기 걱정 없이 식사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일파티나 동호회 정모 등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즐기던 정모를 황 씨 매장에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황 씨의 말이다.
황 씨는 “한 건물에서 식사, 음주,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메리트로 꼽는 고객들이 많다”며 “설프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서비스 개선을 위해 종업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POS시스템(Point Of Sale System)) : 판매시점 관리시스템으로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점, 편의점, 소매점 등에 설치해 단품판매관리, 재고관리, 고객관리, 매출관리, 경영관리 등에 사용될 데이터를 판매시점에서 자동적으로 즉시 수집, 기록하는 장치
<자료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