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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가 동경하는 그곳으로

현실을 초월한 ‘천상의 낙원’

우리 집에 왜 왔니

박명호 글|산지니|223쪽|1만원.

인간의 세계는 불완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결핍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완전한 세계에 대한 믿음과 동경은 그 결핍에 저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완전한 세계는 지금 여기를 넘어선 초월의 세계로 상상된다. 그 세계는 현실의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불완전한 인간에게, 아득하게 먼 어딘가의 무엇에 대한 그리움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종교와 철학과 예술은 인간의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그 결핍으로서의 그리움을 달래기 위한 위안의 장치들이다.

완전한 세계와 불완전한 세계, 이상과 현실, 박명호 소설 ‘우리집에 왜 왔니’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사이’에서의 방황과 고뇌를 성찰의 중요한 계기로 삼는다. ‘사이’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무차별의 혼돈으로 가득한 암연이다. 이 암연에서 허우적거리며 몸부림치는 박명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시지프스의 운명을 닮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완전무결한 천상의 낙원이 아니기에 언제나 ‘나’는 세계와 심각하게 갈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명호 소설의 주인공들은 지금 이곳의 현실을 초월한 근원적 세계를 동경한다. 근원(arche)에 대한 탐구,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향수는 박명호 소설의 요체다.

강물을 거슬러 존재의 시원을 찾아 떠나는 연어들의 힘겨운 여정. 여행은 시작되었지만 길이 끝나 버린 이 시대에 박명호 소설의 인물들은 우직하게도 저 연어들처럼 힘겨운 여정에 기꺼이 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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