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질 쌓여 통로 좁아져 혈액 공급 안돼 각종 질병 유발

■ 사망원인 으뜸 ‘동맥경화증’

동맥경화증(動脈硬化症·arteriosclerosis)은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동맥혈관이 굳어지는 질환 즉 동맥 벽이 탄력성을 잃고 굳어지며 지방질이 동맥 벽에 껴 동맥 내막이 좁아져 각 장기로 가야 할 혈액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여러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동맥 내벽 지방성 물질은 작은 노란 덩어리로 콜레스테롤·인지질 등을 함유한 것으로 이런 침전물들이 점차 딱딱해져서 섬유성 덩어리가 점점 많아져 좁아지며 탄력성을 잃어 혈관을 통한 혈액 공급이 줄어든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 협심증·심근 경색이 되고,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 뇌졸중, 신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리로 가는 혈관이 문제가 되면 다리가 썩을 수도 있다.

동맥경화증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이서구화 양상으로 변화하면서 심화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해가는 추세다. 실제로 동맥경화성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는 심장 및 뇌혈관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동맥경화증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기능장애를 일으켜 죽음을 부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동맥경화증은 신체 동맥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으나 대표적인 것으로 심장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의 경화와 그와 결부된 심근경색증·협심증·뇌동맥경화·뇌혈전증·뇌연화증·신장동맥경화증 및 하지동맥경화증 등을 들 수 있다.

본란에서는 동맥경화증과 잔딴지 통증과의 관계를 자세히 살펴보고자한다.

최근 생활체육의 하나로 부각돼오고 있는 등산, 산책 등을 하는 중에 흔히 있을 수 있는 관절염 등이 아님에도 이따금 장딴지 부분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일단 동맥경화증을 의심하고 금연 등치유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한다.

-동맥경화증과 하지(장딴지) 통증

도보할 때마다 종아리가 땡기고 터질 것 같은 통증 때문에 다리 활동에 심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걸을 때만 오던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계단 오르기, 등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고 멈춰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면 관절염이나 근육통 보다는 다리 혈관의 동맥경화증을 의심해야 한다.

흔히 다리 부분에 통증이 오면 으레적으로 관절염이나 근육통으로 알고 물치치료 등에 나서는 것이 보편화 돼 우를 범할 때가 많아 통증이 심하게 올 때는 동맥경화증을 의심하고 발빠르게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동맥경화증으로 오는 다리 통증을 근육통이나 관절염 정도로 생각하고 물리치료, 침뜸 등 치료로 일관하며 10여년간을 허송세월한 사례가 있다. 더욱이 혈류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물리치료나 침뜸 등을 시술하다 상처가 나게되면 잘 낫지 않고 쉽게 감염을 일으켜 궤양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는 물리치료 등을 삼가해야한다.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하지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하지에 혈류 공급이 줄어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정도 차이는 있으나 걷는 거리에 따라 장딴지의 통증, 경련, 피로도가 나타나는 등 운동 중에만 간헐적으로 반응을 보이다가 동맥경화증이 더 진행되면 휴식상태에서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감각 이상도 동반하게 된다.

-하지 동맥경화증 진단

다리혈관의 이상이 의심되면 혈관검사(ABI test)나 초음파, CT 등을 이용해 혈관의 병변 부위를 고통 없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리 혈관의 동맥경화는 심하지 않을 경우 금연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악화돼 있을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적 시술을 하고 심각한 지경일 때에는 수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제거하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주는 혈관재건술을 시행해야 한다.

때문에 조기 하지 동맥경화증 발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아주 심할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으므로 50대 이상에서 흡연력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혈관검사를 3년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동맥경화증 예방

동맥경화증은 암과 함께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흡연, 고혈압·당뇨병, 비만증,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맥경화증의 5대 위험요소로 일컫는다. 보건당국을 비롯 진료기관 등에서 근래들어 이들 5대 위험 요소에 대한 대국민 홍보전과 보건정책 등을 추진해오고 있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맥경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빈도가 높아져 우려를 낳는다. 동맥경화증은 노화 현상의 하나로 완벽하게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동맥경화를 재촉하는 요인들을 찾아 치유하면 동맥경화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도 가능하다.

▲흡연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꼭 끊어야 한다. 금연하면 동맥경화증 병세가 크게 호전돼 금연은 동맥경화증 예방·치료의 관건으로제시되고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심장병 발생이 훨씬 적게 나타나 흡연과 동맥경화증과의 연관성이 큼을 알 수 있게 한다.

▲고혈압·당뇨병

고혈압 치료도 필수적이다. 경증의 고혈압은 음식을 짜지 않게 먹는 저염식과 체중 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으로 조절할 수 있으나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의사 지시를 따라야 한다. 고혈압은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꼭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에서 오는 무서운 합병증은 혈관 장애로 생긴다. 눈의 망막병, 백내장, 당뇨병성 신장병, 손·발의 괴사성 질환, 심장병 등은 동맥경화를 비롯한 혈관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당뇨병은 의사 지시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흔히 의사 지시없이 약을 먹거나 인슐린 주사 치료를 스스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쳐 합병증을 자초해 안타까움을 준다. 고혈압·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은 초기엔 증상이 전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규칙적으로 1년에 한번씩 병원 검사을 해야한다.

이밖에도 비만증 환자는 식생활 개선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등 동맥경화를 유인하는 요인들을 배제하고 적당한 운동, 정신적 스트레스 조절 등 일상 생활속 지혜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