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경제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평택은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역경제는 위기감과 크나큰 공황에 쌓여있는 상태다. 여기에 다가오는 설 명절은 쌍용차 직원은 물론 하청업체와 전통시장으로 악 영향이 미치면서 유난히 추운 설 명절로 기억될 전망이다.
“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번 달 월급은 물론 떡값은 생각지도 못해요. 이번 설 명절은 유난히 춥고 힘들 것 같아요”
쌍용자동차에서 10여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40대 초반의 근로자 김모(43)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침체와 자동차 시장의 불황으로 잔업이 없어지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설 명절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벌써부터 들떠있는데 고민이다.
부모님 뵙기도 면목이 없다”며 “또다른 일거리를 찾아 다녔지만 여의치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황이 더 급박하다.
지난해 12월 임금이 체불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체불은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며 설 명절 전에 임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 지난 20일 오후 매서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쌍용자동차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임금 지급을 촉구했다.
이들은 “민속명절인 설이 눈앞에 다가 왔으나 사내하청 12개 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식당, 청소,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상여금을 포함한 120여만원으로 집세와 학원비, 난방비 등을 제하고 나면 기초생활비조차 빠듯한 비정규직의 임금을 주지않는 것은 신용불량자 및 무능한 가장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쌍용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
둔포에서 쌍용차에 CRASH PAD를 납품하는 1차협력 업체 직원들은 요즘 쌍용차의 일부 생산라인 중단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쌍용차에 4년째 납품을 하고 있는 조모(33)씨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위기로 대폭적인 인원감축이 있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는 말과 함께 “명절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발길은 무겁기만하다. 여느때 같으면 설레는 마음으로 어떤 선물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곤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일 없이 회사에 잘 다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고 말했다.
평택시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통복재래시장의 사정도 다를게 없다.
설 대목을 눈앞에두고 ‘설맞이 감사세일’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보이고 있지만 활기찬 재래시장 특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할인 판매를 알리는 문구가 상점마다 붙어 있지만 예전처럼 북적대던 시민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일부 상점에는 폐업정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아예 점포 문을 닫은 상점도 곳곳에 있었다.
통복전통시장 상인회 이완형 회장은 “명절이 코앞인데 시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여느때와 비슷하다”며 “쌍용차문제가 조속히 해결돼 평택시민들은 물론 이곳 시장도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았으면 하면 바램뿐이다”고 말했다.
평택시는 최근 경기불황과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신청, 미군기지 이전 지연, 고덕국제신도시 보상 지연 등 평택 지역의 악재가 겹치면서 통복시장의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평택시와 시민, 사회단체들은 22일 시청 광장에서 만여명이 참여한 ‘쌍용차 사랑본부 발대식’을 계기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쌍용차 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로 하는 등 밝은 평택의 앞날을 위해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