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치룬 최종 평가전에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바레인과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란 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4일 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김정우의 동점골에 이어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 이근호의 헤딩골로 간신히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이란 원정을 앞둔 두 차례 평가전에서 2무를 기록하고 두바이 전지훈련을 마쳤다.
허정무 감독은 1주 앞으로 다가온 이란 원정에 맞춰 아직 합류하지 않은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오범석을 제외한 선수 중 최정예 맴버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이근호와 정조국을 선발 투톱로 내세우고 미드필더에는 왼쪽부터 염기훈, 김치우, 김정우, 이청용을, 포백 수비라인에는 김동진, 이정수, 조용형, 김창수가 나서며 시리아 전에 선보인 3-4-3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골키퍼 장갑은 ‘거미손’ 이운재가 꼈다.
한국은 시리아 전 때보다 좋은 몸놀림을 보이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등 유효 공격이 부족했다.
전반에 5차례 슛을 하고도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던 한국은 후반 들어 정조국을 빼고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가 좋은 정성훈을 투입해 이근호의 투톱 파트너로 세웠다.
그러나 선제골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바레인의 몫이었다.
후반 18분 한국진영 오른쪽을 돌파한 다우드 살만의 패스를 받은 압둘라 오마르가 왼발슈팅을 하는 순간 수비수 조용형 등과 엉키면서 넘어지자 주심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파우지 아이시가 오른쪽 골문 모서리로 침착하게 차 넣은 것.
한국은 이청용 대신 한태유, 김창수 대신 최효진, 조용형 대신 강민수를 대신해 변화를 줬고 베테랑 김정우의 헤딩골로 균형을 맞췄다. 김정우는 후반 35분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왼발 달인’ 염기훈이 프리킥을 올려주자 헤딩으로 내리꽂아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후반 38분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이정수가 걷어낸 공이 강민수 몸을 맞고 흐르는 사이 바레인의 오마르가 가로채 문전으로 찔러줬고 압둘라흐만 카미스가 달려들며 왼발로 밀어 넣으며 한국 골문을 갈랐다.
패배가 굳어지는 듯 했던 후반 추가시간 한국을 살린 구세주는 허정무호의 간판 공격수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염기훈이 왼쪽 코너킥을 올려주자 오른쪽 골문 앞에서 도사리고 있다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공격 장면에서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이 있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수비 실수와 방심으로 상대에게 결정적 기회를 내주는 것도 남은 기간 보완해야 할 점이다. 절대 이란전에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은 5일 밤 두바이를 떠나 6일 오전 결정의 땅인 테헤란에 입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