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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앞둔 '수원팔달경찰서' 갈길 먼 인력배치…수원시 경찰 인력 공백 우려

90명 신규 채용 부족, 기존 인력 재배치로 치안 공백 우려
급증하는 수원시 치안 수요, 경찰 인력 부족 악순환 지속

 

오는 7월 개서를 앞둔 수원팔달경찰서가 600명 규모의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지만, 대부분을 기존 경찰서에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충원하면서 수원시 전체의 치안 공백과 수사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에 신설되는 수원팔달경찰서가 오는 7월 문을 연다. 총 127억 원이 투입된 이 경찰서는 부지 1만5052㎡, 연면적 1만521㎡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립된다. 경찰 인력은 약 600명이 배치될 예정이지만, 이 중 신규 채용은 90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수원남부·중부·서부경찰서에서 재배치된다.

 

그러나 수원시는 이미 경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원시 인구는 약 120만 명, 경찰관 수는 1900명 수준으로 경찰 1인당 약 631명을 담당한다. 이는 경기남부경찰청 평균(544명), 서울경찰청(313명)보다도 높아 열악한 편이다. 특히 팔달구는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올해 1분기 112 신고 건수는 1만8410건으로, 권선구와 영통구, 장안구를 모두 앞질렀다.

 

수원시는 팔달서 신설을 통해 기존 3개 경찰서 체제에서 4개서 체제로 전환, 행정구역과 관할 일치를 통한 치안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 과장급 경찰은 “기존에도 인력이 빠듯한데 그나마 있는 인력을 나누는 것은 수사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수사 인력이 줄면 사건 해결이 지연되고 시민 체감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특히 수원남부서는 전세사기 등 경제범죄가, 서부서는 외국인 범죄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인력 과부하가 심각하다. 경찰 일선에서는 인력 재배치로 인한 수사 공백과 행정업무 부담 증가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팔달서 개서가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경정은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은 이미 숨 돌릴 틈 없이 바쁘다. 이제는 사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늘릴 때”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팔달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신설 경찰서가 생긴다니 반가웠지만, 인력이 기존에서 옮겨오는 거라면 무슨 의미냐”며 “신고해도 늦게 오거나 연결이 안 되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수원에 살면서 가끔 경찰의 대응이 느리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들은 소식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물리적 관서 신설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범죄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인력 증원과 더불어 수사 전문성 강화, 장비 현대화, 행정 업무의 전산화 등 종합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대근무와 야간 순찰 등 현장 부담이 큰 업무의 구조적 개편도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 배치의 기준과 우선순위에 대한 투명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찰서 신설은 반가운 일이지만, 인력 배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특정 지역만 더 취약해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인력 확충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경기남부 지역의 치안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특히 교통사고, 마약류 범죄, 성범죄 관련 신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단순한 인원 재배치로는 근본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따라서 팔달경찰서의 개서가 단순한 물리적 확장이 아닌, 수원시 전체 치안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려면 실질적인 대응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정원은 증원했지만 실제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경기도 전반적으로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어 수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희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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