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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욕(辱)

이창식 주필

‘우리말사전’은 ‘욕’을 욕설, 명예스럽지 못한 일, 수고(受苦), 꾸지람이라고 적고 있다. 우리 욕은 욕이되 욕같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학과 풍자 그리고 애교가 섞여 있기 대문이다.

욕은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불만이나 울화를 ‘욕’으로 한바탕 쏟아내면 속이 후련해지는 스트레스 해소효과가 있지만 자칫 상대에게 수치나 모멸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측면도 있다.

‘인신(人身)은 욕신(辱身)이다.’라고 했다. 이는 신체의 어느 한 부분도 욕으로 표현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대가리(머리), 마뿌(이마), 눈깔(눈), 모가지(목), 배때기(배), 좆(남근), 씹(여근), 가랭이(다리), 발모가지(발목), 콧배기(코), 귀떼기(귀) 등이다. 신체 장애를 나타내는 욕도 적지 않다. 짝배기, 절름발이, 곱사등이, 앉은뱅이, 귀머거리, 배불떼기, 언챙이, 사팔뜨기, 외팔이 등인데 이는 장애인을 비하하고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인간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 욕도 적지 않다. 놈(남성), 년(여성), 사내(남편), 계집(아내), 자식새끼·애새끼(자녀), 애비(아버지), 어미(어머니), 영감탱이(할아버지), 할망구(할머니) 등이다. 직업과 관련된 욕도 많다. 접장(전생), 기름쟁이(운전수), 뱃놈(선원), 장사치(상인), 뚜쟁이(매파), 칼잽이(외과의사), 공돌이(남성노동자), 공순이(여성노동자), 환쟁이(화가), 풍각쟁이(음악가), 딴따라(배우), 글쟁이(소설가), 신문쟁이(기자) 등이다.

1996년 10월 12일 전남 광주에서 광주민학회 창립 10주년을 기리는 ‘전국 욕대회’가 있었다. “피똥 싸고 죽을 변학도와 사돈해서 천하 잡놈 변강쇠 같은 손주 볼놈”이라는 욕석을 퍼부으며 무대에 올라선 김충량(경남대표: 경남문인협회 부회장)씨가 최고 욕쟁이상(으뜸상)을 차지하고, 경기대표 이우영(지도제작자)씨는 “싸가지, 문둥이라고 부르면 친금감이 드는 것 같다.”며 ‘욕철학’을 들먹이다 “쓸대없는 소리 그만하고 욕이나 해라.”는 핀잔만 받았다.

욕도 우리 문화다. 그래서 보존해야한다. 요새 욕아닌 막말이 기승 부려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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