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걸만 나오면 잡는다. 걸 나와라 걸”
“야, 니가 걸 나오면 내손에 장을 지진다. 어림없는 소리랑 아예 말아라.”
지난 14일 과천시 주암동에 소재한 과천화훼집하장 내 넓은 비닐하우스 화훼상하차장은 잔치분위기로 시끌벅적했다.
제3회 화훼집하장 한마당 축제가 열린 이날 183명의 회원과 고객, 내빈 등 1,000여명은 제기차기와 윷놀이, 널뛰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하루를 즐겼다.
이곳은 국내 분화류 유통물량의 60%를 소화, 화훼 메카의 명성을 굳건히 지켰지만 최근 불어 닥친 경기한파를 비켜서지 못해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으나 회원들은 이날만큼은 시름을 내려놓고 활짝 웃었다.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눠 치러진 민속놀이장엔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깔아놓은 멍석 위에 윷가락을 던지는 품세도 제각각이고 상대편 말을 잡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라치면 장내는 떠나갈 듯 요란스러웠다.
선수들이 물러난 자리엔 내빈들이 조를 짜고 노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난을 취급하는 정익채(52)씨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20~30%에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늘은 모든 것 싹 잊고 한판 신나게 노니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널뛰기는 부녀자들 차지였다. 서너 번밖에 뛰지 못한 50대 회원은 “소싯적엔 잘했는데 나이가 드니 예전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며 멋쩍어 했다.
헛발질을 해대는 제기차기도 웃음바다를 이루기는 마찬가지였다.
바쁜 일과에 서로 얼굴 맞대기가 힘든 회원들은 한켠에 마련된 음식상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정담을 쌓았다. 휴지, 녹차, 커피 등을 팔아 이웃돕기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자선바자회엔 동참행렬이 줄을 서기도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풍물놀이패는 집하장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뜻에서 단지 곳곳을 돌았다.
화훼집하장 운영위원회 권영일 회장은 “오늘 축제가 회원들에게 어떤 난관도 이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현옥 부녀회장은 “모든 여건이 좋지 않지만 이번 한마당 잔치를 통해 화훼산업 지킴이를 더욱 다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