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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연구’ 세상밖으로…19세기 동아시아 ‘지성의 꽃’

과천문화원, 한글완역본 출간
日 후지츠카 지카시 박사 집필
한·중·일 학문연구 핵심 역할

 

추사 김정희 연구사에 한 획을 그을 ‘秋史 金正喜 硏究(추사 김정희 연구)’ 한글완역본이 출간돼 관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인 후지츠카 지카시(1879~1948)집필과 아들 아키나오(1912~2006)가 편집한 ‘추사 김정희 연구’는 아키나오 사망 직전 모든 자료 일체를 과천시가 기증받은 것을 토대로 과천문화원이 2년여에 걸친 번역작업과 교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청조문화 동전(東傳)의 연구’란 부제가 붙은 책자는 19세기 초반을 무대로 추사가 당시 중국의 쟁쟁한 학자들과 나누었던 밀도 높은 교류를 2년여 북경에 머물면서 자료를 수집한 후지츠카 박사의 손에 의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청대 경학을 공부하다 김정희를 발견한 지카시는 그가 단순히 추사체를 창안한 서예가가 아닌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핵심 인물임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장장 974페이지에 달하는 ‘秋史 金正喜 硏究’ 는 총설(7장)에 이어 연행편(11장), 귀국편(18장)으로 대별했다.

총설은 조선시대 실사구시 학문이 여러 학자들의 손을 거쳐 김정희에 이르러 거목으로 성장했음을 기술하고 있다.

연행편 1장부터 이 책의 주인공인 김정희가 등장한다.

추사는 연경에서 조경과 옹방강(翁方綱) 부자 등과의 교류를 통해 학문의 깊이를 쌓았고 청조 문화를 완성하고 널리 알린 완원(阮元)의 학문과 도덕에 심취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주야운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 그에게 다음과 같은 헌시를 받친 대목은 주목거리다.

/주야운의 그림에 가슴에 가득 찬 십년 산림의 삶/야운(野雲)의 오묘한 필치는 천연에서 이루어졌네/거문고며 학은 부질없는 것일 뿐, 더섯마리 말이 그림을 싣고 가야 하리./

추사는 이들 외 이정원(李鼎元), 김의원(金宜園) 등 많은 청조 학자들과 사귀면서 인품과 학문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귀국 후에도 동방의 벗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기문의 오묘한 글을 음미하는 것도 추사 학문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지카시는 제자 우선에게 ‘세한도’를 전하면서 별도의 종이에 해서체로 쓴 추사의 글에 대해 슬프고 측은한 감이 있지만 필력은 더할 나위 없이 굳세고 강건해 그의 글씨 가운데 압권이라고 그를 칭송했다. ‘秋史 金正喜 硏究’의 전체적인 맥락은 추사에 국한하지 않고 청나라 경학(經學)이 동전(東傳)한 양상과 19세기 한중일 문화 교류의 전모를 살폈다.

윤철규, 이충구, 김규선 등은 역자 후기에서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후지치카 박사의 실증적 연구로 추사 선생이 조선왕조 500년 이래 두 번 다시 없었던 대학자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했다.

과천문화원 최종수 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한글 완역본 발간을 위해 출판비 일부를 쾌척한 아키나오 선생과의 약속을 지켜 기쁘다”며 “추사의 삶과 예술혼을 쉽게 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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