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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널문리의 평화

이창식 주필

유엔 대표와 북한 대표가 군사회담 또는 상호 연락을 위해 만나는 곳이 판문점이다. 유엔총회를 빼면 유엔과 북한 당국자가 평화적으로 접촉하는 공간으로서는 판문점이 세계 유일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회담이 자주 열려 뉴스 초점이 되었으나 2000년 6월 29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10년 동안 남북 화해 무드가 지속된 데다 금강산 바닷길 관광에 이어 개성 육로 관광까지 시작되면서 판문점은 관심권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판문점의 본디 이름은 ‘널문리’ 였다.

 

옛날 어느 임금이 이곳의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다리가 없어 건널 수가 없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주민들이 집의 대문과 울타리 등을 뜯어내 임시로 다리를 놓아 임금이 무사히 건너게 하였다. 그래서 ‘널문리’라는 지명이 생겼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파주군 진서면 어룡리에 속한다. 6.25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1차 회담은 개성에서 이뤄지고 2차부터 널문리에서 회담이 계속되었는데 이곳에는 주막을 겸한 ‘널문리가게’가 있었다. 그런데 휴전협정에 함여했던 중공군이 널문리 가게를 한자로 ‘판문점(板門店)’이라고 직역하는 바람에 오늘날 판문점으로 굳어지고 만 것이다.

 

원래 판문점은 군사분계선 보다 400미터 웟쪽에 있었다. 난항 끝에 휴전협정이 성사되고 나서 쌍방이 공동 측량을 한 통해 현재 위치로 바꾸고 회담장을 만들었다. 양측은 800미터의 둥근 원을 그려 회담장소를 가운데 앉히고 한 가운데에 길다란 책상을 배치했는데 중앙에는 군사분계선이 그어져 있다. 선 남쪽은 한국, 북쪽은 북한 영토인 셈이다. 판문점 회담 초기에는 양측이 테이블 위의 유엔기와 북한기를 서로 높이 달기 경쟁을 해서 입씨름을 벌인 때도 있었다.

 

한국전쟁이 종식된지 어언 56년째가 된다.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우방국들은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북한은 대포동2호 발사 움직임과 함께 60년대의 대남 비방과 전쟁 불사 따위의 위협적인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의 판문점 평화가 영원하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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