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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거안사위

이창식 주필

당나라 태종(이세민)은 중국 역사상 드문 영명한 군주였다. 태종은 어느날 군신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창업과 수성(守城) 어느족이 어렵다고 생각하오.” 재상인 방현령이 “천하가 혼란하여 서로 패자(覇者)가 되려고 다투는 시대에 수많은 영웅을 쳐부수고 그들을 굴복시켜 천하를 통일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창업이 수성보다 어렵습니다.” 이에 간의대부인 위징이 이의를 제기했다. “대란을 평정하고 천하를 편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천하를 손아귀에 넣으면 과거 고생했던 것을 잊고 방심한 나머지 자신을 멸망시킨 예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성이 창업보다 더 어렵습니다.” 태종은 “재상 방현령은 짐과 함께 창업했으니 창업이 어렵다 할만하고, 건의대부 위징은 짐을 보좌하여 천하의 통치에 힘을 기울였으니 수성이 창업보다 어렵다고 할만하오.” 태종은 두 사람의 의견이 모두 옳다고 여겼다. 태종이 이와 비슷한 얘기를 위징에게 한 것이 ‘정관정요(貞觀政要)’에 기록되어 있다. “국가를 발전 유지시켜 나가기가 어려운 일이겠오, 쉬운 일이겠오.” 위징이 “대단히 어려운 일로 생각됩니다. 훌륭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그 능력을 발휘시킬 수 있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자, 태종은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위징은 “제왕들은 국가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인재를 모아 위기를 넘깁니다.

 

하지만 나라가 평온해지면 군주는 교만해지고, 신하들도 사익만 생각한 나머지 군주의 과오를 눈감아 버립니다. 결국 군주와 신하 모두가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위징은 이어서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사옵니다.”라고 아뢰엇다. 태종은 위징의 이 말을 평생 동안 잊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 참여정부 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부정정치자금을 받은 고위직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거나 체포되고 있다. 청빈을 입버릇처럼 뇌까렸던 그 정권하에서 이처럼 엄청난 부정이 생긴 것은 바로 ‘거안사위’ 부재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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