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이영화이장면] 갈 곳 잃은 ‘영웅’ 쓸쓸한 뒷 모습

테드 코체프 감독의 ‘람보 1’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람보는 로키 산맥 근처의 친구를 찾아나서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람보의 부랑자 행색이 맘에 들지 않은 보안관은 람보에게 마을을 떠날 것을 종용하지만 람보는 이에 따르지 않고, 보안관에 의해 억지죄목으로 체포된다.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던 람보는 베트남전의 악몽이 떠올라 경찰서 안에서 난동을 부리며 탈주한다.

이후 산으로 도망친 람보가 서바이벌 기술을 활용해 자신을 추적하는 경찰들을 격퇴하고, 그를 사살하기 위해 주방위군까지 투입된 상황에서 외로운 전쟁을 벌이는 것이 람보 1편의 줄거리.

하지만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애국심이나 미국적 가치 수호 등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당하게 공격하는 보완관과 경찰들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

람보는 외부의 적에 맞서 미국적 가치를 드세우는 ‘국가 영웅’이 아니라 전쟁 이후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 얼떨결에 미국 정부와 싸우게 된 ‘반영웅’에 가깝다.

영화의 후반부에 마을이 총격전으로 온통 쑥밭으로 변하고 윌 보안관과 대치된 람보는 그에게 중상을 입히고 최후의 순간, 트로트먼 대령이 나타나 이를 말린다.

이 장면에서 보안관들은 대령에게 “당신의 도움따위는 필요 없어”라고 말하자 대령은 이렇게 말한다.

“난 람보를 설득하려고 이곳에 온것이 아니오. 람보로부터 당신들을 구하러 온 것이지.”

옛 상관인 트로트먼 대령이 람보를 설득시키는 장면 또한 압권이다.

“옛 전우들은 모두 고엽제로 죽었다. 전쟁 때는 수백만 달러짜리 장비도 마음껏 사용했는데 전쟁이 끝난 뒤 나는 몇 달러조차 벌 수 없는 무능력자다”라고 절규에 가까운 불만을 쏟아내며 울부짖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람보의 엔딩씬도 특이하다.

싸구려 액션영화에서 처럼 “미국을 구원해줘서 고맙네”라는 정부 고위 인사의 입에 발린 소리를 듣고 승리의 환호를 지르며 옆에 있는 금발 미녀와 키스하는 걸로 결말나지 않는다.

대신 람보는 상관의 설득에 의해 보안관에게 복수하는 것을 포기하고 순순히 연행되고 그것을 바라보는 상관의 씁쓸한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