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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

과천·성남·일산 등 4개권역 통합… 26개 자자체 관할
용수공급 설비 24시간 원격통제… 하루 4백만㎥ 공급
3년연속 고객만족도 우수… 직원들 열정적 근무 결실

 


태백 검용소에서 태어난 나는 팔당에 도착하기까지 399km의 기나긴 여행을 떠납니다.

조금은 지루한 여정이 아니냐고 물으시면 ‘천만에’라는 답을 주고 싶네요.

정선 동강과 영월, 단양 충주 여주, 여주를 거치는 동안 주변 산과 들의 풍광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봄이면 온갖 꽃들과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 겨울이면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이는 사계절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저만의 특권이지요.

잠시 충주댐에 갇혀 있을 땐 조금 답답하지만 뭐 그래도 참을 만합니다.

양수리 두물머리에 다다르면 북한 금강산에서 330km를 쉼 없이 달려온 반가운 친구를 만나 그가 겪었던 얘기를 듣는 재미도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팔당에 이르면 나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강력의 힘에 이끌려 컴컴한 미로 속을 헤매다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 도착하면 또 다른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몸을 청결히 단장하고 기다립니다.


대부분 독자들은 눈치 챘겠지만 ‘나’란 화자는 물(水)이다.

이 물을 수도권내 1천만 명의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공급해주는 중차대한 지상명령을 받은 곳이 과천에 자리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다.

지난 2006년 과천, 성남, 일산, 팔당 등 4개권역 관리단을 통합, 운영하는 이곳은 1분 1초라도 수돗물이 중단되는 사태의 발생을 막기 위해 24시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의 관할지역은 과천, 광명, 인천, 일산 등 26개 지자체로 1일 공급량은 정수와 원수를 포함해 4백만㎥.

이들 지역엔 팔당취수장부터 공급지역까지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직경 1~3.4m 관로 총 연장이 무려 893㎞로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중간 중간 지선으로 복잡하게 나눠져 있지만 최초 공급지역은 8.5km인 광암정수장이고 가장 먼 곳은 안성공도 배수지로 113km다.

그런데 이 많은 관로를 도대체 어떻게 한 장소에서 관리할까.

일반시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세상에 뭐 그런 것까지 알 필요가 있느냐고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수돗물의 공급체제는 알아둘 필요는 있다.

그 비밀은 수도권지역본부 내 통합운영시스템에 숨겨져 있다.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한 운영시스템은 관람석이 180도로 회전하는 주 홍보관에서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다.

평소엔 닫쳐있지만 리모컨하나로 커튼이 걷혀 내밀한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합운영시스템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수운영조정실과 통합운영조정실로 나눠져 있다.

대별하면 전체 물의 양과 압력(관압)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수영운조정실의 임무다.

말하자면 사람의 몸 상태를 혈압이나 피검사로 파악하는 이치와 일맥상통한다.

유속이 1~1.5m/sec로 사고나 압을 조절하지 못해 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100m까지 물이 공중으로 치솟는 소동이 벌어진다.

이런 난리를 피하기 위해 50개 비상연결밸브와 4개 가압장 및 전동타이밸브를 원격운전하고 지리정보시스템을 활용, 비상상황발생시 사고지점 위치파악 및 시설물의 제원을 파악해 신속 대응하고 있다.

통합운영조정실은 수질모니터링과 정수처리공정을 원격제어를 통해 26개 사업장을 30개의 CCTV로 실시간 감시의 눈을 번뜩인다.

24시간 근무하는 통합운영시스템은 현장에 구축된 SCADA 설비로부터 10만여 개의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취득, 감시제어하며 데이터 통신은 전용회선을 통해 이뤄지고 유사시를 대비한 VPN으로 백업 망을 구축 운영한다. 중대한 임무를 띤 통합운영시스템은 그래서 항시 긴장감이 감돈다.

업무 얘기 외엔 일체 잡담이 금지되고 모니터에 앉은 근무자는 교대자가 올 때까지 꼼짝 않고 지킨다.

유영조 시설관리팀장은 “해빙기 지반침하나 각종 건설공사로 관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직원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많은 시민들이 1초라도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내리 3년 연속 공기업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이유도 직원들의 이 같은 땀의 결실이기도 하다.

수도권지역본부는 설립단계에서 옛 건물을 헐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면서 깜짝 놀랄 변신을 했다.

종전 외부로 노출돼 있어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았던 가압장을 지하화하고 그 위를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 시민에게 개방했다.

생태공원은 우드테크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연못과 습지에 원수를 따라 올라온 송사리, 붕어 등의 치어가 노니고 청둥오리가 날아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도심 속 또 다른 자연공간이다.

팔당 원수 그대로 손대지 않고 관리하는 공원은 개구리풀과 갈대, 각종 야생화 등을 심어 철새의 쉼터 역할도 한다.

작년엔 청둥오리가 새끼를 부화해 유영하는 모습이 목격돼 주민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도권지역본부는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가운데 ‘물사랑 나눔단’을 결성, 전체 직원 180명이 이웃 보듬기에 나서는 사랑실천 공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집수리, 독거노인 목욕, 장학사업, 사라의 오곡밥 나누기, 문고기증, 양로원 어르신 떡국 대접 등.

최근엔 직원들이 양재천 정화활동을 하면서 1보1원 모으기 운동을 벌여 조성된 기금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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