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원샷!… 당신의 간은 ‘녹다운’
외부 영업을 뛰는 36세의 직장인 주민철 씨는 연중 업무상 술자리가 잦을 뿐더러 또 사람 좋아하고 애주가인 탓에 거의 매일 술자리가 끊이지 않는다. 청년기에는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도 거뜬해서 건강하나 만큼은 자부했는데 요즘들어 쉬 피로하고 무기력감을 느끼고 아랫배도 더부룩하게 불편감을 자주 느껴 병원을 찾았더니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지방질, 그 중에서도 특히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이 간 세포에 축적돼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질병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돼 간 기능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보통 정상인의 간에 비해 조금 커져있고 노란색을 띠기도 한다.
◇지방간 원인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서 여러가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지방간이 발생한다.
주된 원인은 과도한 음주이다. 술은 간의 여러 대사기능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지방산 산화 분해력을 감소시켜 간에 지방을 축적시킨다. 술 이외에도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과다 체중,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의 내분비 질환,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과다 사용이나 심한 영양 부족에 의해서도 올 수 있다. 또 고지혈증 및 약물 등과 연관돼 생길 수 있다.
지방간은 반드시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했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며 비만, 과도한 음주 등으로 발생되며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발생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간 증상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지방간을 쉽게 알 수 없다. 간질환의 일반적인 증상인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무기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에 불쾌감이나 둔통을 느끼기도 한다.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소견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소화가 너무 잘돼 배고픔을 못 참거나 제 때 식사하지 못하면 속쓰림, 신물이 넘어오고 폭식 후 입냄새, 입과 입술이 잘 트거나 물집 현상, 눕기 좋아하고 운전할 때 무릎이 뻐근하면 지방간을 의심해 봐야한다.
◇지방간 진단
혈액을 통한 간기능 검사를 하면 혈청 GOT, GPT가 정상치의 2~3배 정도 상승되고 음주자는 감마 GT가 같이 상승한다.
이는 만성간염과 감별이 쉽지 않지만 초음파 검사, 전산화 단층촬영이나 간생검을 같이 시행하면 확진이 가능하다. 간혹 혈액검사실 이상 소견 없이 영상진단에서만 나타날 경우도 있다.
◇지방간 진행 위험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 일시적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이 상태에서 계속 음주를 하게 되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고 술을 끊더라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보다 더 예후가 나빠지기도 한다.
◇지방간 원인 제거 급선무
지방간은 원인을 제거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원인이 술일 경우에는 금주가 절대적이다. 간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한번 술을 마시면 적어도 사흘 이상은 금주해야 한다.
또 단백질, 비타민 등 술로 인해 부족해진 영양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 금주와 더불어 하루에 30~40분 정도, 주 3회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3개월 내지 6개월안에 대부분 치료된다.
비만에 의한 지방간일 경우는 체중조절이 중요하다. 열량이 높은 지방 섭취를 금하고 전체 칼로리를 줄이며 비타민과 무기질 함유량이 많은 신선한 과일,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기초체력 향상과 더불어 체중 감량과 지방 소비를 높여주는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간 질환이 있으면 잘 먹고 잘 쉬어야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방간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잘 먹고 잘 쉬어서 비만이 더 심해지는 경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지질이 정상으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 지방간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 의사 처방에 의한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
◇건강 식이요법
일반적으로 지방간에 좋은 음식류는 현미, 율무, 파, 마늘, 달래, 고추, 후추, 생강, 매운탕, 얼큰한 찌개, 기장, 찹쌀, 참외, 호박, 감, 대추, 미나리, 시금치, 소고기, 식혜, 꿀, 칡, 연근 등이 있고 피해야 할 음식류는 술을 비롯 커피, 녹차, 홍차 등이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