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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이영화] 폰 부스

벨이 울리는 순간 공포가 밀려온다

범죄는 더이상 개인적인 원한과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발생하진 않는다. 가해자가 안면불식의 익명이라면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의 원인과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고 그러한것들을 따지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음을 수긍해야하기에 더욱 무섭고 공포스럽다.

2003년에 개봉된 ‘폰부스’는 이러한 익명의 아무개로 인해 이전의 삶이 근본부터 뿌리채 흔들리고 일촉즉발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나이가 하루동안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가 위험에 처하게된 원인은 정직하지 못하고, 자신과 남을 기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인은 공중전화부스로 스튜(콜린 파렐)를 가둔채 그곳에서 자신 맘대로 그를 조롱하고 조종한다. 그리고 스튜를 이전부터 지켜보았고 그의 일상속의 각종 부조리를 일일히 캐내어 스튜의 입을 통해 반성과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스튜는 처음엔 모든것을 부정하려하지만 결국엔 범인의 말에따라 남들에게 그리고 자기자신에게 조차 감추고 싶었던 것들을 마치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듯한 아픔을 딛고 허위에 가린 자기의 진실을 공개한다.

통신매체의 발달은 나와 남간의 직접적인 만남이 없이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과 간접적으로 만날수 있다.

그의 얼굴을 보지 않기때문에 그에 대한 피상적인 인식은 갖고있어도 인간적인 유대나 애정은 생길수 없다. 흔한 실례로 인터넷상에 난무하는 저질의 악성리플들이 소모적으로 난무하는 원인은 결국 나와 남간이 철저히 떨어져 있고,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익명성과 분열된 자아의 인식이 인간적인 존중과 유대의 감정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전화기 역시 사람사이의 연락과 소통을 용이케한 장점을 간과할수 없지만, 파편화된 인간성과 미덕의 불화에도 일조를 하였음엔 부인할수 없다.

이러한 개인의 공적영역과 사적인 공간이 교호하는 전화로 인해 극도의 위협과 공포를 겪는 스튜로 분한 콜린 파렐의 연기는 기대와 예상을 상회한다.

한정된 공간을 긴박감 넘치는 편집과 감각적인 화면분할, 그리고 타이트한 긴장의 끈을 놓치않는 탄탄한 플롯으로 구성된 래리 코헨의 빼어난 시나리오로 감독인 조엘 슈마허는 스타일리쉬한 스릴러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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