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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인덕원고교 “교복 물려주기, 학교 전통으로 잇자”

700여점 모아 … 구입비용 3천여만원 절감
신입 여학생 80% 구매…사복입고 졸업식도
횟가루 뿌리는 ‘막장 졸업식풍경’ 이젠 옛말

 


개교 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안양 인덕원고교(교장 정종문)가 지난 9~10일 이틀간 대대적인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치렀다. 이날 교복 구매에 나선 신입생과 그들의 학부모만도 무려 300여명이 대거 참여, 장사진을 이뤘다. 학교 측은 이번 첫 행사를 초스피드로 성공적으로 수행해 기염을 토했다.

방학중인 지난 달 중순, 일제히 학교 홈페이지와 방학중 고3 졸업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이달 2, 3일 이틀간 졸업생들에게 1점당 1~2천원씩 주고 교복을 수거, 4일 이색적인 ‘사복 졸업식’ 개최, 9~10일 1점당 3천원씩 교복을 판매했다. 수거에서 판매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채 열흘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학교 측은 이번 행사에서 700여점의 교복을 수거해 600여점을 판매, 3천여만원의 교복비용을 절감했다. 남은 100여점은 다음달 재학생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놀라운 건 구매 신입생들의 비율은 여학생들의 80% 이상을 차지, 압도적인 구매 의욕을 보였다.

특히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바람에 자유복장을 입고 치러진 ‘사복 졸업식’은 눈길을 끌었다. 이 덕분에 ‘교복을 찢고 횟가루를 뿌리는’ 등의 ‘막장 졸업식’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더 정갈하고 품위있는 졸업식이 연출되며 하객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 갈채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 학교 양성훈 운영위원회 부위원장(45·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장)은 “첫 졸업생들부터 이런 전통이 자리잡으면 재학생들이 교복을 깨끗이 입게 되는 습관을 기르고, 교복을 몸에 딱 맞게 줄이는 등 교복변형의 교칙 위반사례도 자연 없어질 것”이라며 행사의 또 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학교 측은 이번 행사로 걷어들인 70여만원의 수익금 전액을 불우학우를 돕는 이 학교 장학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또 수거한 교복을 무료로 세탁 서비스 지원을 해준 전문 세탁업체 ‘클린토피아’ 측에도 감사를 전했다.

이 학교 유종수(51) 교감은 “단위 학교 행사로는 드문 사례인데도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면서 “앞으로 학교 전통으로 만들어 후배들에게는 사랑을 나눠주고, 학부모들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는 지난 2007년 3월 개교, 38개 학급 전교생 1천424명으로 올해 첫 졸업생 492명(남 264명, 여228명)을 배출했으며, 개교 3년을 맞아 지역주민들의 선호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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