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적인 세시풍속인 정월대보름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해 무탈을 기원하며 부럼에 외국산 수입 견과류가 한 몫을 차지하는 등 부럼의 종류도 변하고 있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이면 땅콩과 호두 등 부럼을 먹었다. 시대가 지나면서 부스럼을 막겠다는 의미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 풍습만은 이어지고 있다.
부럼 깨기는 영양섭취가 부실한 옛날, 부스럼이나 종기가 나지 말라는 기원이 담긴 풍속이지만 다양한 먹거리와 영양과잉을 걱정할 정도인 요즘에는 그 본래적 의미보다 무병장수와 건강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점차 변화되어 가는 추세다.
실제 백화점과 마트, 재래시장에서는 땅콩과 호두를 비롯해 아몬드,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등 우리 조상들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견과류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 수원 지동시장에는 정원대보름에 부럼을 준비하는 주부 최수녕(45·수원 구운동)씨는 “보름을 맞이해 부럼을 사려고 왔는데, 아이들이 아몬드를 너무 좋아해 땅콩과 함께 구매하려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풍경이었다.
수원 AK백화점과 북수원 홈플러스의 경우 역시 부럼세트(땅콩과 호두)를 판매하며, 한편으로 수입견과류 코너를 두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아몬드, 마카다미아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마트로 장을 보러 온 김현영(43·여)씨는 “다양한 견과류들이 많다”며 “기호에 맞게 먹을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견과류 도매업을 하는 성원농산 김칠현(54)대표는 “최근 들어 정월대보름날 땅콩과 호두 등을 비롯해 아몬드와 마카다미아 등 수입견과류를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럼 깨기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 일찍 밤, 호두, 땅콩, 잣, 은행 등 껍질이 단단한 과실을 깨물어서 건강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속으로 부럼은 여러번 깨물지 말고 단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